‘잿더미 위에서도 따뜻한 도움의 손길로 일어납니다’

아직 추운 바람이 가득한 가운데 용인시 기흥구 구성동에서 따뜻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3월 15일 주택화재로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은 권희숙씨(55세) 일가족은 “지난 밤 TV를 통해 일본의 지진 피해를 보면서, 저 사람들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날이 새고 보니 내가 그렇게 되어 있네요”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권씨는 두 딸, 손녀와 함께 고속도로 밑 조립식 컨테이너에서 열악한 환경에 살면서도 사업으로 진 빚과 두 딸의 대학공부를 위해 학자금 대출을 꼬박 꼬박 갚아나가며 다시 일어서리라는 꿈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원인모를 화재로 월세를 내고 살던 집과 가재도구는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고 3살 난 어린 손녀를 포함한 온 가족이 잠옷 바람으로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던 것.

구성동에서는 새벽부터 이들을 동사무소 상담실에서 보호하는 한편, 며칠간이라도 쉴 수 있도록 경로당을 연결해 주었다.

또한, 빠른 자활을 돕고자 박영복 통장협의회장을 비롯해 지역단체장들과 의논, 백방으로 수소문 한 끝에, 아늑하고 저렴한 월세를 얻어 정착시킬 수 있게 되었다.

임명숙 구성동장은 “어렵지만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가족들이 한순간의 재난으로 실의에 빠질까 마음 아프고 안타까웠지만, 지역주민들이 내일 같이 모두 발 벗고 도와주어 빨리 정착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아직은 따뜻함을 가진 분들이 훨씬 많다“고 말하면서 이재민 소식에 거처와 가전제품, 이불, 옷, 생필품 등을 지원한 노인회, 새마을지도자회, 부녀회, 체육회 등 단체와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유인섭  yiskor@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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