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책정된 경찰 1인당 수사비가 검찰의 30분의 1수준인데다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찰의 신변을 위협하는 공무집행방해건수가 지난 4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방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1개 사건당 경찰의 수사비는 2만3천523원 꼴이다.

최근 5년간 경찰관 1인 당 수사비는 월 평균 14만원에서 23만3천원이다.
반면에, 검찰은 80만원을 상회한 것으로 검찰 수사비와 최대 34배 이상 차이가 나 수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선 수사관들은 "살인과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의 발생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경향을 감안해 수사비 현실화가 절실하다"면서 "다른 직업군에 비해 과도한 위험에 수시로 노출되고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경찰관들이 수사비가 모자라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5년간 범죄 증가(16.5%)과 인력증원(1.4%), 소비자 물가상승(13.5%)에도 불구하고 수사비는 2005년 이후 동결되다시피 했다”며 “이에 따라 일선 수사 경찰관들은 기소중지자 검거와 장거리 출장등에 자기 주머니를 털거나 친지 등으로부터 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선 수사 경찰관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더욱 처량하다.

한 간부는 “경찰 수사 특성상 야간에 근무하거나 비행기나 차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수사비로는 너무나 벅차다”고 호소했다.

C경위는 “수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개선된 것은 거의 없다”며 “팀원들끼리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차량유류비와 식대 등에 충당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현재 지급되는 수사비 수준으로는 차량 유류비 충당에도 벅차다”며 “돈이 없어 수사를 제대로 못 한다면 정말 큰 문제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차량유류비,통신비, 수사 정보비 등을 사비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비현실적 수사비때문에 수사 의욕의 저하, 수사형사 부서 기피현상으로 경찰수사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씨(30·처인구 김량장동)는 “이로 인해 형사들이 차량유류비와 통신비, 수사정보비 등을 사비로 충당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경찰의 수사 의욕이 저하되고 수사의 질이 낮아지면 결국 민생치안이 부실해지는 것 아니냐 ”고 꼬집었다.

김혜미 기자  haem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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