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인뉴스

 한 노인이 부인에게 남긴 유언이다.

  이 노인이 죽으며 이승에 인사를 하고 싶었던 곳은 평소 매일 찾아가던 용인시노인복지회관이었다.

  故 조◯◯(82세) 옹이 할머니에게 이런 마지막 부탁을 한 것은 노인복지회관과 쌓은 2년여에 걸친 아름다운 인연 때문이었다.

  조 옹과 노인복지회관의 인연은 지난 2006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인복지회관이 저소득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삼성에버랜드 FC사업부와 결연을 맺고 ‘희망 울타리 엮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평소 어려운 경제형편으로 힘든 삶을 영위하고 있던 조 옹 부부는 노인복지회관의 희망 울타리 엮기 사업을 통해 매월 5만원의 후원금과 매주 목요일 밑반찬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작은 부분이었지만 조 옹 부부에게는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을 통해 절망의 끝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빛, 버팀목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힘든 형편으로 특별한 여가활동 한번 해 본 일 없던 조 옹 부부는 사회복지사와의 상담을 통해 노인복지회관이 운영하는 저소득 어르신을 위한 특별여가지원프로그램인 ‘다솜대학’에 참여하게 됐고, 그 곳에서 건강체조를 비롯한 한지공예, 실내원예, 구연동화, 예절교육관 견학 등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체험을 하게 되었다.
 
 노인복지회관과의 인연은 세상이 원망스럽고, 앞날에 대한 아무런 희망 없이 살고 있던 조 옹의 움츠러든 마음을 변화하도록 했다.

  내가 받은 지역사회의 훈훈한 정과 사랑을 남은 여생동안 이웃을 위해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조 옹은 2006년 4월부터 노인복지회관이 운영하는 실버인력뱅크에 참여해 회관 내 화초를 돌보고, 지역사회 내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힘들고 어렵기만 했던 인생이 아닌 사랑을 나누고 인생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되었다.

   노인복지회관을 통해 사회봉사에 참여하고 지원도 받는 교류의 즐거움을 만끽하던 조 옹은 지난해 말 조용히 세상을 떠났고 유언대로 마지막 가는 길에 용인시노인복지회관을 들렀다.

  마지막 가는 길에 노인복지회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 사람은 전 옹 뿐만 아니다. 지난 1월 14일에는 아버지의 평소 소원대로 남기고 간 자산을 전한다며 60대 초반의 어르신이 복지회관에 3백여만 원을 전하기도 했다.

  노인복지회관을 이용하던 아버지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어려운 노인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는 것이다.

  직원이 성함을 묻자 익명으로 해달라고만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고인들의 마음이 여러 노인들의 마음인 것 같다”며 “노인 복지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을 일깨워주신 것 같다”는 용인시노인복지회관 박혜자 관장의 말은 노인들에게 여가활동 공간과 사회참여 기회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현실을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 

 
  박재영기자 yonginnews@empal.com

용인뉴스  webmaster@yonginnews.net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