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보다 높게 쏟아 있는 맨홀.

용인시와 수지구청에 따르면 ‘죽전 벽산 아파트 배전‧통신선로 지중화사업’은 2012년 9월 시와 한국전력공사, 드림라인 외 3개통신사가 지중화 협약을 체결하고 순수 시비 18억여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현재 한전과 통신사업체가 공동으로 죽전동 벽산아파트 2단지~벽산아파트 3단지 도로 450m 구간을 굴착공사를 함으로써 선로를 지상에 노출하지 않고 땅 속에 묻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전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60일간 구청으로 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고 공사를 진행했다.

맨홀수일째 도로에 방치돼있는 아스팔트 잔해물.

그런데, 굴착공사를 하면서 일어나는 소음과 공사를 하면서 생긴 아스팔트 잔해가 도로에 수일 째 그대로 방치돼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더욱이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선로를 묻고 임시포장한 도로보다 맨홀이 높게 튀어 나와 있어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벽산아파트 2단지에 사는 김 모씨는 “한전은 시비를 들여 몇 개월째 공사하면서 생겨나는 소음으로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관할 구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공사현황표지판 하나 제대로 적어 놓지 않고 관리를 못하는데 한전과 통신사의 지중화 공사가 제대로 될지 걱정스럽다”며 꼬집어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 이 모씨는 “몇 주 전 밤에 운전하고 가는데 도로보다 높게 솟아 있는 맨홀뚜껑을 밟고 지나가다가 덜컹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며 “안전장치 하나 없이 그냥 방치하며 쌓아 둔 아스팔트 잔해와 위로 튀어 나온 맨홀 뚜껑 등 야간에 운전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위험한데 차량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안전조치를 하는 것은 기본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엉터리로 설치된 공사현황표지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어떠한 공사인지 알리는 공사현황표지판이 엉터리로 적혀 있었다. 공사현황표지판은 누가 언제까지 어떤 공사를 하겠다는 내용을 자세히 알리라는 취지로 꼭 설치하게끔 법에서 정하고 있다.

한전은 공사기간을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60일로 적어 놓았지만, 관할관청에 확인 한 결과 실제 공사를 한 날짜는 10월에 전기관로 공사를 시작해 11월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심지어 현장소장 연락처라고 적어 놓은 두 개의 휴대전화 번호 중 하나는 이미 4개월 전 그만둔 전 직원의 연락처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통신사쪽으로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다. 한전 경기개발지사 담당자는 “한전 전기 공사는 2달 전에 끝났고 마무리 포장복구공사만 남겨두고 있는데, 현재는 통신사에서 공사를 하는 중이다”며 “공사현황판은 우리 측에서 모두 치운 상황이고, 공사현황판에 담당 소장 핸드폰 번호가 두 개 적혀 있는데 한분은 퇴직한 분이고 한분은 현직에 있는 분이 맞다. 이번 주 안으로 도로 포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관할 수지구청은 “공사현장에 나가 보니 임시포장한 아스팔트가 깨져있는 곳이 많았다”면서 “공사현장 관리가 잘 안 돼 시정조치 하라는 공문을 한전 등 관련 업체에 보냈고,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관리감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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