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해체 위기에 놓였다가 극적으로 6개월 연장해온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팀이 또 다시 해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팀이 끝내 이달말 해체된다. 여자 핸드볼팀의 해체는 정부와 경기도의 지원방안이 모색되지 않은데다 용인시의 직장운동경기부 예산 삭감 등으로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졌다.

시는 재정악화 및 생활체육과의 불균형을 이유로 지난해 말 시청 소속 전체 22개 직장운동부 가운데 핸드볼팀을 포함한 체조, 배구, 수영 등 12개 종목을 지난 6월 말을 기해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개 종목은 이미 해체된 상태다. 그러나 ‘우생순 신화’를 재연하며 ‘2011 SK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선전을 한 핸드볼팀의 경우 대한핸드볼협회와 경기도핸드볼협회가 올 하반기 운영비 6억원 가운데 3억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하기로 해 운영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6개월 연장했다.

당시 시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심의위원회는 한시적 운영 연장을 결정하면서 정부나 경기도, 외부 기관 및 기업체에서 시청 핸드볼팀에 대해 연간 운영비의 50%인 6억원을 항구적으로 지원해주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핸드볼팀의 추가 연장 운영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외부 기관이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운영비 지원을 하더라도 항구적 대책이 아니면 핸드볼팀을 해체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와 경기도, 기업에서 시청 핸드볼팀 운영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다.
시는 이에 따라 항구적인 운영비 50% 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당초 결정대로 다음달 말 핸드볼 팀을 해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인시 교육체육과 관계자는 “핸드볼팀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여전히 시청 핸드볼팀 운영을 위한 항구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시 재정 여건상 정부와 도에서 항구적 운영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당초 계획대로 올해 말 핸드볼 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해체된 다른 종목 실업팀과 형평성 문제도 걸려있어 외부지원이 없이는 팀 유지도 어려운 입장”이라며 “특히 도내 유일의 핸드볼팀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경기도와 도체육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전ㆍ현 국가대표 8명이 소속돼 있는 시청 핸드볼팀 선수는 15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국가대표 권근혜(24) 선수가 한창 나이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일부 선수들도 팀 해체에 고심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최근에는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청 핸드볼팀 김운학 감독은 16일 전화통화에서 “선수들이 집중이 안 돼서 집으로 외박을 보낸 상태고 다음 주 화요일에 돌아온다”며 근황을 전했다. 이어 “용인시 고위 관계자들이 원론적인 얘기만 하지 말고 진심어린 관심을 가지고 발 벗고 나서서 기업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한다”며 “내년 2월 14일부터 SK핸드볼 코리아리그가 시작되는데 그 전에 지원금을 받아야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연습에 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해체해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 용인시청 핸드볼팀의 해체 예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안타까워했다.

풍덕천동에 사는 이 모씨(38)는 “경기도 유일의 여자 일반부 핸드볼 팀으로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되어 좋은 경기결과를 통해 용인시를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용인시는 쓸 때 없이 예산낭비사업에 들어가는 몇십억 몇백억 돈으로 이러한 훌륭한 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역삼동에 거주하는 김 모씨(51)는 “용인경전철 사업파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용인시청이 재정난을 이유로 여자핸드볼 팀을 해체 한다고 하는데 참 어이가 없다”며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여 낭비하고 있는 용인시청이 정작 그보다 훨씬 적은 예산만으로도 운영될 수 있는 여자핸드볼 팀을 해체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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