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을 비롯한 31개 읍·면·동의 줌마렐라 축구팀 선수 779명이 5개 구장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관중석에서는 아이들과 남편, 친정과 시댁식구, 동네 주민까지 나와 응원전이 한창이다.

올해 두 번째 맞는‘2015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 현장이다.

이날 축제에서는 대장암 수술을 받은 아주머니, 68세의 할머니, 다문화 가정 주부, 고부 사이 등 저마다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축구를 매개로 화합하며 희망을 나눴다.

성복동팀 이순애(57) 선수는 2년 전 받은 대장암 수술 후유증을 극복하고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이씨는 “축구를 하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며 “선수들 간의 분위기도 좋아 건강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내안에 있는 꿈을 찾기 위해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68세로 최고령인 최희숙(풍덕천1동팀) 선수는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축구를 하고 있다”고 축구에 빠진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줌마렐라 축구가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주민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며 좋아했다.

고부 사이인 강규옥(59)씨와 최정미(34)씨는 상현2동팀 선수로 경기장을 누볐다.

강씨는 “며느리와 함께 축구를 하면서 서로를 더욱 알게 됐다”며 뿌듯해 했고, 며느리 최씨는 “전에도 고부간 갈등은 없었지만 축구를 하면서 시어머니와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시집 온 하타나카(39)씨는 상하동팀 선수로 활약했다.

한국에서 유학하다 남편을 만나 2006년 결혼한 12년차 주부인 그는 “친한 이웃의 권유로 시작했다”며 “축구를 하며 이웃과 더 가까워지고 한국인의 깊은 정도 느끼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막식에는 정찬민 용인시장과 신현수 용인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이 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등 많은 내빈이 자리를 빛냈다.

정 시장은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이 우리 시민들의 소통하고 화합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며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그동안 쌓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함께 하나가 되는 소중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펼쳐진 이번 대회의 우승은 죽전1동팀이 차지했다. 준우승은 남사면팀, 공동3위는 양지면팀, 동백동팀, 페어플레이상은 동천동팀, 유림동팀, 기흥동팀, 용인시청팀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선 탈락 팀을 대상으로 승부차기 이벤트도 진행되는 등 승패를 떠나 모두 함께 즐기는 모습이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축구 페스티벌은 용인이 ‘여성특별시’로서 여성의 사회참여와 권익향상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엄마가 건강해야 대한민국이 건강할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여성 축구문화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insky1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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