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23일 용인시 처인구 소재  오성웨딩프라자에서 용인시 장애인 체육회 창립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 장애인 체육회 한성섭 사무처장은  의미있는 덕담(德談)을 했다.
" '죽어서 용인,살아서 진천'이 아니라 '죽어서도 용인, 살아서도 용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9번째로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된 것을 축하하는 메시지였다.
한 사무처장의 바램대로 용인은 죽어서도, 살아서도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을까.
과거의 진천은 비옥한 토지와 후한 인심이 전국에서 알아주는 곳이었고,용인은 풍광이 수려하고 명당이 많으며 옛날에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다시 말하면 풍수지리학적으로 산자(生者)가 살기 좋은 최고의 땅은 진천이고.죽은 자가 편히 누울 수 있는 최고의 명당자리는 용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용인이 과연 풍광이 수려하고 교통이 편리한가.
용인시민이라면 한 번쯤 이같은 반문을 해봤을 것이다.
지난 해 용인시의회의 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면 용인시가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우선, 장애인 체육을 보자.

용인시가 새해 편성한 장애인 체육 분야 예산은  1억5천만원뿐이다.
3만여명의 등록장애인이 있고 가맹단체가 11개나 되는데 이들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체육회에 필요한 필수경비를 제외하고 1개 단체가 1년에 지원받을 수 있는 예산은 1천여만원밖에  안된다.
각 종목에 필수적인 체육시설과 장비와, 그리고 전지훈련비와 대회경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비장애인 체육분야도 마찬가지다.
꿈나무 선수 육성을 보자.

2102년도 1년간 예산은 2억4천만원으로 이는 지난 해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된 액수다.
시의회는 이미 2010년도  예산심의때 꿈나무 선수 육성 예산을  50%를 삭감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49개 종목에 지원할 수 있는 돈은 1년에 2차례에 걸쳐 1백만원씩 2백만원에 불과하다.
운동용품과 전지훈련비,훈련수당 등에 투입하기엔 창피한 액수다.
각급 학교에서 운동부를 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체육회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이처럼 빈약한 예산으로 우수선수를 육성한다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시의회의 예산심의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12월 시의회는 행사성 예산과 긴급성이 떨어지는 예산을 대폭 삭감한다코 공언했다.
하지만 각 상임위에서 삭감했던 예산의 상당액은 예결위에서 상당부분 되살렸다.
하려는 흉내만 내고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다.
업무추진비 삭감도 하는 흉내만 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용인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거래세 인하(2%→1%),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한 부동산 거래둔화, 경기위축 등으로 세입규모는 둔화된 반면, 세출수요의 급팽창으로 재정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의회는 경전철 후유증과 지방채 발행으로 재정난이 심각한 용인시의 재정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시장과 부시장,국,과장 등의 업무추진비를 30%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가 결정한 삭감비율은 기대에 못미쳤다.
시가 제시한 삭감비율은 시장과 부시장은 20%,국장은 10% 였다.
이는 전라북도 도지사가 업무추진비를 50% 자진삭감한 것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나는 삭감비율이다.
시의회는 2009년 9월1일 월례회의를 열어 “경기침체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들과 고통을 나누자"고 전체의원의 중지를 모아 의정비를 동결한 바 있다.

시의회의 한 중진의원은 "2012년도 예산심의때 시에 업무추진비를 삭감하라고 한 것은 고위공직자들도 재정난 타개를 위해 솔선수범하라는 뜻이었는데 마지못해 삭감하는 흉내만 낸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고,그래야만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용인은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승천(昇天)하는 용(龍)처럼 비약하는 용인이 되기위해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김찬형 대기자  kch-878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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