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조성사업비 총 138억 중 상당한 금액이 지하주차장 조성에 들어갔을 텐데 전용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공원을 조성하면서 왜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가요. 주차장 준공 후 평일은 물론 주말에 가보면 차 한대도 주차하지 않고 텅텅 비어 있어요. 또 밤에는 우범지역화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지난 20일 상현공원 앞에서 한 주부가 상현공원지하주차장 이용에 대해 물었더니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수지구 상현1근린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편의와 인근 상가지역의 주차난을 해소 한다는 목적으로 건립된 지하주차장이 정작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 받으며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2009년 10월 총사업비 138억 여원을 들여 수지구 상현동 57-1번지 일원에 부지 규모 2만1199㎡로 상현공원을 조성하고 199대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까지 건립했다.
지하주차장은 지난 2009년 12월 14일부터 공원유료주차장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실제 하루 평균 3대 꼴 주차에 1200원의 주차수입만으로 텅텅 빈 채 1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용인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상현공원의 지하주차장 이용대수는 총 870대로 주차비 징수 금액이 82만1천80원에 그쳤다.

주차장 요금도 최초 30분까지는 900원, 매10분 초과 300원, 1일 최고 요금 9000원, 월 8만원의 요금을 징수하다가 현재는 최초 30분까지는 400원, 매10분 초과 100원, 1일 최고 요금 4000원, 월 4만원으로 요금을 내려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관리를 맡고 있는 용인시설관리공단은 지하주차장의 유지관리비는 커녕 인건비 충당도 어려운 상태라며 난처한 입장이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지하주차장을 건립한 후 1년 넘게 유료주차장으로 운영해 봤지만 지금까지 징수된 주차요금이 82만1천80원가량이라 주차장 운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현공원 주변이 아파트 밀집지역인데다 인근 상가까지는 200m 이상 떨어져 있어 사실상 주차 이용률이 저조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와 관리공단에서 주차장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대책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주차장을 실용성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지역주민과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평일 뿐 만 아니라 주말에도 무용지물로 전락해 버린 지하주차장에 대한 활용책이나 대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상현공원 인근에 상가를 운영하는 김○○(45)씨는 “상현동 지역 상가 활성화를 위해 평일에도 무료로 주차장을 개방하는 등 뚜렷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돈 많이 들여 만들어 놓은 주차장이 1년 넘게 그대로 방치되는 것은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현2동 만현마을에 사는 이영수(38)씨는 “방수와 환풍시설은 이미 갖추어져 있으니 집광채광장치와 조금의 리모델링을 통해 주차장 일부를 아이들을 위해 친환경 지하 도서관으로 재조성 했으면 한다”면서 “아니면 100대분 주차장은 그대로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에 사계절 인조아이스링크, 체력단련시설, 탁구장 등 스포츠멀티플렉스 개념의 생활체육시설로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상현공원지하주차장 활용방안에 대해 지역주민들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지하주차장 이용률이 저조하다보니 스포츠 센터나 도서관 등 타 용도로의 이용방안이 대두되고 있어 주민의견 수렴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현근린공원은 지방재정투융자 심사를 거쳐 2003년 1월 근린공원으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되는 등 순조로움을 보였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 후 모 의원에 의해 공원 내 지하주차장 건립 안이 발의되면서 돌연 공원 착공이 중단됐고, 지하주차장 건립이 가시화되면서 혼란을 일으켜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됐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상현근린공원은 반경 50m 이내 주민들이 도로로 이용하는 공원이기 때문에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것은 근린공원 의미에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 집회를 여는 등 4천800세대의 반대서명이 시와 시의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더욱이 시는 한국산업연구소(KIRI)의 “지하주차장건립사업 타당성이 없다”는 검토보고서까지 무시한 채 138억원을 들여 공사를 강행해 결국 2009년 10월에 지하주차장을 준공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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