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을 조감도

5기 민선시장 출마당시 영어마을 사업에 대한 궤도수정을 천명했던 김학규 용인시장이 4기 서정석 시장당시 한국외국어대학과 공동으로 건립을 추진한 영어마을의 준공 후 적자보전을 해줄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워 외대와의 법적인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민선 4기 당시 영어마을 조성사업 시설비로 2008년~2010년 예산에 확보된 88억 원을 지원하고 준공 후에는 운영적자를 보전해준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협약에 대해 5대 용인시의회 김민기 의원 등은 영어마을 협약의 전면수정을 요구한 바 있고, 용인지역 시민단체들은 서정석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운동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거센 반발을 하기도 했다.

내용의 협약변경요청 공문을 이 문제는 5기 민선시장 선거당시에도 쟁점으로 떠올랐고, 후보자 시절과 추임초기에 영어마을 사업에 대한 궤도수정을 천명했던 김학규 시장은 최근 한국외국어대학측에 새로운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12일 용인시가 대학측에 보낸 공문에는 “준공후 운영적자 보전은 불가능하며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88억원의 사업비 지원을 중단하는 등 영어마을사업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2008년 말 시가 시설비 440억원을 제공하고 운영비 적자를 운영법인과 시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한 협약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시장은 지난 9월15일 열린 용인시위회 152회 임시회에서 “한국외대 및 시공사와의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외대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아직 결정된 입장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외대 측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법적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규모의 악화로 대형사업을 우선 조정하고 시급하지 않은 사업은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며 “적자운영이 예상되는 영어마을 사업은 중지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해 사업비 축소와 협약 변경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영어마을은 민선 4기 서정석 시장이 내건 공약사업으로, 외대가 용인 처인구 모현면 대학캠퍼스 부지(6만456㎡)를 제공하고 시가 440억원을 지원해 2012년까지 건물(연면적 2만1천79㎡)을 완공할 계획이다.
/천홍석 기자

천홍석 기자  chs57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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