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로 막아버린 기존에 있던 도로

기흥구 하갈동 450-1호 전을 통과하는 점촌마을(하갈동)의 사라진 진출입로로 인해 마을 주민들과 도로 소유자인 권오진 의원(경기도의회의원 용인시 제5선거구)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의 원인인 사라진 도로는 총 길이 390m로, 이 중 길이 70m에 해당하는 토지가 권 의원의 사유지이며, 마을 안 쪽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물론 이곳을 찾는 낚시꾼들과 인근 해인사의 신도들이 약 50년가량 자연스레 이용해 오던 관습도로다. 현재 주민들은 권 의원이 불법 개설한 한국농어촌공사의 유지를 이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각종 생활불편에 고통을 겪고 있다.

포크레인으로 기존 도로를 파헤치던 모습

2002년, 도로 토지의 소유자 권 의원은 재산권 행사를 하며 도로에 철재 H빔을 박고 중간에 쇠사슬을 연결하여 자물통으로 잠군 후 차량의 통행을 방해 주민들이 항의하자 1차로 설치한 H빔을 철거하여 15m 뒤에 2차 H빔을 설치하고 3차 H빔을 동네 초입에 설치하기에 이른다.

권 의원은 다문화 진흥 센터의 건립을 위해 2003년 6월 23일 용인시 고시 제2003 - 155호 기흥소로 2-127호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등에 따라 시를 상대로 도시계획도로 폐지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지만 2006년 관습도로를 인정(개인소유의 토지 일지라도 오랫동안 주민들의 통행로로써 이용되어 왔다면 재산권행사를 이유로 폐쇄할 수 없다.)하는 대법원 판결에 의해 패소한다.

권 의원은 이 판결을 며칠 앞둔 2008년 7월 2일, 포크레인을 이용 포장된 현황도로 아스콘을 파헤치고 펜스를 쳐 차량통행을 막아 버린다. 이에 도로를 비추던 가로등도 권 의원 집만을 비추는 단독 가로등이 된다.
또한 2008년 권 의원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주민들에게 고소당해 판결에 의거 300만원에 벌금형을 받지만, 약식 기소해 1심에서 1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로 오는 15일 판결이 있을 예정이다.

현재 마을 주민들은 도로가 없어 상수도가 들어오지 못해 식음수로 부적격 판단이 난 저수지 물로 생활하고 있다. 길이 좁아 청소차도 들어오지 못해 여름이면 음식물 쓰레기에서 득실거리는 구더기와 악취에 시달리며 한꺼번에 쓰레기를 모아 마을 초입까지 나가 버려야 하는 불편한 생활 중이다.
또한 총 5번의 화재 발생으로 사람이 사망했던 위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발생의 불안에 떨고 있다.

펜스로 막기 전 임시로 현수막으로 막은 모습

권 의원은“우리 집 앞길엔 아이들과 노인들이 많아 안전성의 우려가 있어 차가 다니지 못하게 H빔을 설치한 것”이고“마을 주민들은 단 한번도 도로 사용에 관해 논의한 적이 없으며 밤이 되도 고속도로 다리에 설치 된 전등으로 인해 전혀 어둡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2008년 도로폐쇄 이후 누구도 불만을 제기한 적 없고 꽃길을 만들어 줘 고마워했다”며 “나는 충분히 청소차, 소방차가 드나들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줬으니 나머지는 시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이 자리에 다문화진흥원을 만들 계획으로 현재 10억을 준비해 둔 상태지만 도시계획도로 지정 때문에 건물을 짓지 못하고 있다”며“나는 오로지 다문화 진흥원만 세우면 된다”고 전했다.

이어“시에 도시계획도로 취소를 요청했지만 민원 취소가 이뤄줘야, 계획도로를 취소 해준다는 답을 받았다”며“주민들이 민원을 취소해준다면 농어촌공사에 도로를 만들어주라고 협조도 구해줄 마음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무엇보다 저 사람들이 내가 태어난 지역 산림을 훼손하고 투기의 목적으로 이용하게 두고 볼 수는 없다”며“나는 봉사도 오래하고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신망이 높다”고 말했다.

안쪽의 거주지 모습

권 의원을 향한 마을주민의 목소리

마을 주민들은“권 의원이 2000년도부터 약 3m 폭의 도로를 장마 때마다 골을 조금씩 파서 폭을 좁혀왔다”며“그게 도로를 폐쇄할 목적 때문인 것을 이제야 알았다”며 황당함을 표했다.
이어 권 의원에게“그 동안 사용해왔던 도로를 매수하거나 사용료를 내겠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올리는 등 여러 제안을 했지만 해결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권 의원은 영등포에 계속 거주했으며 길에 꽃 한번 심은 적 없는데 도대체 꽃길은 무슨 길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며“아마 오늘이라도 꽃을 사다 꽃길을 진짜로 만들 사람”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완기(60.남)씨는“식음수로 부적합 판정이 난 저수지 물은 제발 그만 마시고 싶다”며“이것이 정말 시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도의원이 할 행동인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마을 안쪽에 위치한 해인사의 유당 스님(60.남)은“마을 주민들은 폐품을 주어 하루하루 살아가시는 분들이고 대부분이 생활이 어려우신 분들”이라며“올바른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이익을 떠나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해인사를 방문한 한 신도는“들어오는 길이 좁아 맞은편에서 차가 올까 무섭다”며“가끔은 초입에 차를 세워두고 한참을 걸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종순(여) 씨는“이곳은 다들 생활이 어렵고 연로하신 분들만 계시기에 내가 앞장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뿐인데 권 의원은 날 투기 목적을 가진 사람으로 몰아 본인의 부도덕한 행동을 정당화 했다”며“매입한 땅은 98년도에 남편회사에서 퇴직한 사람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 목적이며 그마저도 권 씨가 도로를 내주지 않아 건축법상에 의거 집도 짓지 못하고 10년을 이렇게 살아오고 있을 뿐”이라도 전했다.
이어“여기에 집을 지어 농사짓고 살려는 것은 집단투기며, 산림훼손이고, 본인이 건물 짓는 것은 공익을 위한 일이고 자연보호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농업기반공사소유의 돌아가는 길 입구, 협소하여 승용차 1대가 겨우 들어갈 형편으로 소방차, 청소차 등의 진입이 되고 있지 않다.

시 관계자는“문제가 된 도로는 도시계획시설에 포함된 도로지만 현재는 예산이 없어 개설 시행 여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한 권 의원이 언급한 민원취소만 되면 도시계획도로의 결정을 취소해주기로 한 부분에 관해서는“대법원에 판결에 의해 이미 패소했는데 내 임의로 어떻게 계획도로를 취소하겠냐”며“다만, 권 의원으로부터 도로의 개설을 최대한 늦춰달라는 요구는 받았다”고 전했다.

김혜미 기자  haem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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