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규 용인정신보건센터장

정신과 전문의가 다루는 가장 많은 질환으로 정신분열병이 있습니다. 정신분열병은 환청과 망상을 주된 증상으로 하며 사회적, 직업적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중증 정신질환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사고, 정동, 지각 인지 등 다양한 정신 영역에서 특유한 왜곡과 와해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정신병입니다.

정신분열병이 있는 분들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조차 불안을 느끼며 심지어는 극도의 공포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안과 공포를 피하거나 그 이유를 찾고자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불안과 공포가 오는 이유는 자신이 지각하고 경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마음으로 명확히 처리를 잘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확실함은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과 같은 사고의 왜곡을 가져오게 되고 점차, 모든 정신 기능이 정지된 듯 아무것도 못하게 되거나 두려움에 외부 세상을 등지고 숨어 지내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신적 기능을 상실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불안과 두려움은 정신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서 한 개인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불확실성에서 기인한 불안은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가의 불안은 사재기와 같은 물질적인 소유에 집착하게 하며, 교육에 대한 불안은 경쟁적인 사교육을 부추기고, 고용의 불안은 취업을 한다거나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경쟁을 하게 하는 것과 같이 불안은 개인의 성장보다는 생존의 문제에 매달리게 합니다.

불안을 이기기 위해서는 세상을 제대로 살펴보는 안목과 삶의 문제를 잘 해결할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가 중요합니다. 또한, 분명하고 확고한 긍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자신을 격려하고 사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신과는 불안을 야기하는 질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삶에서 찾아오는 불안을 다루고 그 불안을 야기하는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김용규 용인시정신보건센터장  fagol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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