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측, “마감시간 넘겨 투표함에 출처모를 서면결의서 넣어” 의혹 제기
박 씨측, “마감시간 이전에 도착한 서면결의서들 투표함에 넣은 것” 해명

용인5구역 재개발 지역의 조합원들이 조합설립을 위해 조합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부재자 투표 형식의 서면결의서가 선거 막판에 무더기로 투표함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부정선거 논란 등 시비거리로 얼룩지면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14일 용인시와 용인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설립추진위원회(아래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용인 초등학교 강당에서 조합원들이 총회를 마친 후 조합장을 뽑는 선거를 실시한 가운데 기호 2번 박모(65)씨가 83표를 얻어 기호 1번 김모(53)씨를 31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투표과정에서 발생한 부재자 투표 형식의 서면결의서가 선거 전 날인 지난 5일 박모씨 측에 의해 무더기로 투표함에 들어갔다는 것.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시는 지난 5월 29일 처인구 김량장동 235번지 일원을 ‘용인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정비구역지정’으로 고시했으며 이 지역 소유주들은 이 보다 앞서 2년 전부터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박 씨는 추진위원장, 김 씨는 추진위원으로 활동을 했다.

부정선거 의혹 시비로 조합원들 갈등

이에 따라 재개발 추진위는 고시 이후 조합 창립을 위해 조합 임원 및 조합장 선거를 실시 김 씨와 박 씨가 조합장 후보로 나섰다.

재개발 추진위는 이후 지난 6일을 선거일로 정하고 이 지역 소유주이지만 타지에 있는 조합원들이나 당일 선거에 참석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을 위해 7월29일~8월5일까지 우편 또는 직접 전달하는 형식의 서면결의서 투표를 진행했고, 7월 27일 오후 5시까지 서면참석 및 결의서 용지를 조합원들이 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김 씨에 의하면 지난 27일 오후 5시까지 오기로 한 서면참석 및 결의서가 조합원들에게 오지 않고 이틀 전인 25일 추진위에서 고용한 홍보요원 몇몇이 조합원들 집을 다니며 결의서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 측은 서면결의서 투표 마감 하루 전 추진위 내 선거관리위원들에게 투표 마감시간에 대해 문의했고, 선거관리위원 관계자는 “5일 오후 6시에 투표함을 봉인하겠다”는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 씨 측은 투표 마감시간 5분 전에 서면결의서 투표함이 있는 추진위 사무실로 갔다. 하지만 6시가 넘었는데도 투표함이 열려 있자 이상하게 여기고 김 씨 측은 곧바로 투표함 입구를 종이로 봉인했다.

그러나 오후 8시가 넘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모씨가 투표함 입구를 봉인했던 종이를 뜯어내고 여기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서면결의서 뭉치를 집어넣자 곧바로 김 씨측과 박 씨측이 실랑이를 벌였다.

더욱이 박 씨가 경비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김 씨 측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물리적 마찰까지 빚은 것이다.
하지만 박 씨와 추진위 측은 선거관리위원회 검토를 거쳐 투표마감 시간 전에 도착한 서면결의서를 선거관리위원장이 집어넣은 것이고 오히려 김 씨 측이 방해를 했다며 김 씨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재개발 추진위는 6일 용인초교에서 사업과 관련 총회를 개최한 뒤 조합장 및 조합임원 선출 투표에서 서면결의서를 합쳐 집계한 결과 결국 박 씨가 김씨를 31표차로 따돌리고 조합장에 당선됐다.

김 씨는 “지난 5일 부재자 투표함을 오후 6시에 봉인하기로 해서 추진위 사무실로 갔는데 마감시간인 6시가 넘었는데도 투표함 입구를 봉하지 않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투표용지 40~50장이 선관위원장에 의해 투표함에 넣어진 것도 이해가 되지 않을 뿐 더러 선관위원장이 박 씨의 사람이라는 것은 주변사람 대부분이 알고 있는데 서면결의서가 위조된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된다”며 의혹을 제기 했다.

이어서 김씨는 “이를 저지하려는 우리를 박 씨는 추진위에서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들을 시켜 물리적으로 끌어 내리는 바람에 목이 다치고 허리가 다쳐 선거 당일에도 현장에 가지 못하고 이틀간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씨와 선관위 관계자는 “서면결의서는 당초부터 마감 시간인 오후 6시 도착 분까지 유용하다는 내용이 정관에 분명히 나와 있고, 6시 이전에 사무실에 도착한 서면결의서들이라 선거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투표함에 넣으려는데 김 씨 측이 방해를 한 것”이라며 “투표함 봉인이 늦어졌던 것은 6시 이전에 도착한 서면결의서에 찍힌 인감도장이 실제 소유주들의 것인지 확인 대조 작업을 일일이 하다 보니 늦어졌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씨는 “선거 전에도 오히려 김 씨 측에서 홍보책자를 집어던지는 등 사업추진을 몇 차례 걸쳐 방해를 해서 몇일 전 부터 추진위에서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들이 상주해 있었고, 지난 5일에도 김 씨 측에서 행패를 부리니 어쩔 수 없이 경비업체 직원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홍보요원들이 조합원들 집을 다니며 결의서 서명을 받았다는 김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조합을 구성하려면 75%의 조합원 동의서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서면결의서를 받은 것이 아니고 서면결의서 설명과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 추진위원장·선관위원장 고소

결국 김 씨는 지난 7일 경비업체 직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했다며 폭행치사로 박 씨와 선관위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김 씨는 “지난 10일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고 왔다”며 “조합장이 누가 되든 조합원들의 알권리를 위해 추진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거와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박 씨는 “김 후보도 조합원의 일원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안고 가야하는데 사업추진을 위해 계속 방해를 한다면 우리 측도 법적으로 제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혀 재개발을 둘러싼 조합원들 간의 갈등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합원들 간의 이권 다툼과 갈등으로 번진 것에 대해 안타깝고 조합설립을 위한 입후보자 선출과 관련하여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내용으로 당시 상황에 대한 증빙자료(녹화 또는 녹취)등을 24일까지 용인5구역 추진위원회에 제출토록 요구 했다”며 “자료 등을 제출 받아 불법상황이 발견될시 관리․감독 기관으로써 법적 조취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2종일반주거지역인 용인5구역은 용인시의 ‘2010도시주거환경기본계획’ 중 하나로 현재 단독과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신축한 지 20년 이상 오래 된 건축물이 절반이상 넘어 정비구역 지정 요건으로 갖춰 사업이 진행 되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의 3만4423.9㎡는 용인5구역재개발추진위원회가 시에 제출한 정비계획에 따라 현재 거주하는 418세대에서 131세대가 증가하는 549세대의 아파트 단지로 지하2층 지상 25층 규모의 아파트 11동이 지어질 예정이며, 공원, 도로, 주민복리 및 부대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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