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용인대 종합운동장 조성 계약위반 논란(본보 7월 7일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용인대가 2005년 이후 육상 선수선발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계약서 내용을 두고 경기도체육회와 용인대의 시각이 달라 향후 경기도의 대응이 주목된다.

20일 용인대에 따르면 ‘용인대학교 육상트랙 및 운동장 설치 계약서’ 작성 이후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총 13명의 육상전공 선수를 선발했다. 계약서 5조 2항의 내용대로라면 올해로 45명의 선수가 선발됐어야 하지만 32명이나 적은 13명만이 선수로 선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5명씩 육상선수를 선발해 팀을 운영하고 선발 시 경기도체육회장과 사전협의하라는 계약 의무 조건은 단 한 차례도 정확히 지켜지지 않았던 것. 더욱이 용인대는 2005년 이후부터는 육상선수 모집공고 조차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가 용인대에 내건 ‘종합운동장 조성 조건’ 계약서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던 것일까. 이를 두고 경기도체육회와 용인대학교는 관점을 달리하며 당시 육상 선수선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기도체육회 측은 “감독과 코치도 없고 육상부 자체가 없는 여건에서 T/O만 있다고 어떤 선수가 들어가겠냐”며 “성균관대 같은 육상명문 학교는 그만큼 여건과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전국에서 다 들어가려고 하지만 용인대는 그런 상황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체육회는 또 “용인대학교의 격투기 종목은 전국 최강이고 다른 종목도 경기도 체육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육상도 지도자를 두는 등 자구책을 마련한다면 용인대에 오지 말라 해도 선수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대학교의 입장은 달랐다. 계약서 작성 당시 도에서 선수를 보내주기로 했는데 보내주지 않아 결국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용인대 관계자는 “도에서 선수를 보내주기로 했기 때문에 2004년까지 매년 도체육회에 선수선발과 관련해 통보했지만 좋은 선수를 보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직접 모집공고를 내봤지만 그마저도 잘 되지 않아 2003년부터는 모집인원을 3명으로 줄였다”며 “2004년까지 3명씩 선수를 선발했는데 선수로 뛸 수 없는 선수만 와서 2005년부터 선발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인대 측은 또 장학금 혜택 등과 같이 선수가 먼저 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되지 않겠냐는 도체육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에는 선수선발 기준으로 연봉을 받고 경기도청 소속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중 대학을 나오지 못한 선수를 용인대에서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학금 혜택 같은 것은 필요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경기도에서 용인대에 보내준 선수는 단 두 명이라고 밝혔다. 이후 직접 모집공고를 통해 뽑은 상당수의 선수가 초중고 때 입상경험만 갖고 들어와 정작 대회에 출전할 수 없어 일반 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는 것.

실제로 계약체결 이후인 2001년부터 현재까지 용인대학교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선수를 선발하고 육상팀을 운영하게 해 도내 육상경쟁력을 높이고자 했던 경기도의 취지는 어긋나고 운동장만 갖다 바친 격이 돼 버렸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체육진흥과 이강석 과장은 “현재 용인대 종합운동장 조성 건에 대한 실태 파악 중에 있다”며 “계약조건과 현재 상황을 보고 관련부서와 협의를 통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체육인 강모(48.남)씨는 “경기도가 국내 체육을 대표하는 용인대학교에 비인기 종목인 육상을 활성화 하도록 시도했다는 것은 칭찬해줄만 하다”면서도 “그 대가로 16억씩이나 되는 돈을 지원해줬으면 계약 이행여부를 확인했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결과적으로 계약 위반을 한 용인대나 경기도 모두 잘못이 있다”며 “육상선수 선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하루 빨리 계약서 변경을 하든지 장기적이고 발전적인 차원의 적극적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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