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특혜논란(본보 3월 24일자)에 휩싸였던 용인대학교가 이번에는 경기도로 부터 육상선수 선발 대가로 종합운동장을 새로 조성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있다.

6일 경기도와 용인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3월 용인대학교 육상트랙 및 운동장 설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운동장 조성을 완료했다. 이 사업을 위해 경기도는 육상트랙 및 인조잔디구장 설치비로 16억원을 용인대에 지원해줬다.

용인대는 입찰을 통해 (주)코오롱을 시공사로 선정, 20억 7천 600만원이 투입된 바닥공사를 마쳤다. 당시 용인대학교 종합운동장 조성 사업은 전광판과 본부석, 스탠드 설치비를 포함하면 총 26억원이 소요된 대형사업. 경기도는 용인대에 인조잔디와 육상트랙을 왜 깔아줬을까. 2001년 당시 임창열 경기도지사와 김정행 용인대학교 총장이 작성한 계약서를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계약서 제5조(상호간의 기본의무) 2항에는 ‘을(용인대학교 총장)은 매년 5명씩 육상선수를 선발하여 육상팀을 운영하되 육상선수 선발 시에는 경기도체육회장과 사전협의 하여야 한다.’고 게재돼 있다.

다시 말하면 경기도가 용인대에 16억원의 설치비를 지원해 준 것은 매년 5명씩 육상선수를 뽑아서 육상팀을 운영하라는 조건이다.

도 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경기도는 도내 육상 우수선수를 타 지역으로 보내지 않고 도내 대학으로 진학하도록 해 체육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학 육상팀 창단을 위해 육상선수 선발 및 팀 운영 조건이 나왔다는 것.

육상선수 선발 과정에서 경기도체육회장(경기도지사 당연직)과 사전협의 하라는 문구도 이를 뒷받침 한다. 경기도지사가 선수선발권을 갖도록 해 가능하면 도내 우수선수를 발굴,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용인대 육상팀은 얼마나 활성화 돼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용인대 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담당자가 해외 출장을 가 있는 상태라 또 다른 관계자를 통해 들었다.

용인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용인대학교 소속 육상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체결 후 초기에는 선수를 선발해 육상팀 창단을 했지만 경기도지사가 바뀐 이후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 것.

이와 관련 용인대 관리과 관계자는 “임창열 경기도지사 시절 도에서 깔아준 것으로만 알지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도가 지원해준 것은 용인시 최초 잔디구장이라는 의미와 함께 당시 관내 유관기관 단체와 일반 시민에게 개방하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체육회 측은 “계약서에는 경기도체육회장과 사전협의 하라는 문구가 있지만 용인대로부터 협의는 전혀 없었다”며 “현재 용인대에 육상팀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애초 취지대로는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한편 용인대는 지난 3월 25일 용인시에 ‘종합운동장 리모델링 사업계획서’를 제출, 지원금 8억원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용인시는 “재정상황과 추가경정예산 계획상 어려운 실정이지만 차후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회신했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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