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시민 안전과 직결 된 관련법규를 무시하고 건축허가를 내줘 철저한 진상규명이 요구된다.

1일 처인구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 처인구 양지면 주북리 661번지와 681번지에 대해 개발행위 및 건축허가를 내줘 현재 두 필지에는 지상 2층 단독주택이 각각 들어서 있다.

661번지는 지난 2008년 10월 사용승인을 얻어 사람이 거주 중이며, 681번지는 한 차례 설계변경 후 건축물에 대한 공사를 마친 상황으로 사용승인을 받기 위한 마무리 작업 중이다.

그런데 이 지역은 기본적으로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도로 폭 3m가 안 되는 막다른 도로다. 다시 말하면 건축법 시행령 제3조의3(지형적 조건 등에 따른 도로의 구조와 너비) 제2항에 따른 ‘막다른 도로의 길이와 도로의 너비’ 기준에 맞지 않는다.

건축법 제2조 11항에 따르면 “도로”란 보행과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너비 4m 이상의 도로라고 규정하고 있다. 단,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조와 너비의 도로’인 시행령 제3조의3 내용은 예외사항으로 두고 있다.

시행령 막다른 도로에 대한 부분을 보면, (법정도로부터) 막다른 도로의 길이가 10m가 되지 않을 경우 도로의 너비는 2m만 확보해도 된다. 10m~35m일 경우는 3m, 35m 이상일 경우는 6m(도시계획구역이 아닌 지역은 4m) 너비가 필요하다고 정해져 있다. 

따라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도시계획구역에 해당하는 양지면은 35m 이상 막다른 도로일 경우 폭 6m를 확보해야 건축허가가 가능하다. 두 필지는 법정도로부터 약 200m 떨어진 상황으로 건축이 불가능한 지역.

건축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규정은 피난 및 소방활동을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

막다른 도로에 접한 건축물에서 불이 났을 경우 길이가 10m 이내면 소방호스를 연결해 화재진압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도로 폭을 2m로 허용하고, 35m까지는 차량이 진입해 후진으로 빠져나올 수 있지만 그 이상인 경우는 차량이 돌아 나와야 하기 때문에 최소 6m 폭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실제 661번지와 681번지로 진입하는 초입부분은 도로 폭이 3m도 되지 않는다. 불이 났을 경우 화재진압 차량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주변에 산이 접해 있어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시의 안일한 행정처리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안전상의 이유만이 아니다. 건축법상 도로로 인정이 됐기에 건축허가가 났다면 도로와 접한 인근 지역에 무분별한 난개발이 예상되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인근 주민 이모(52.남)씨는 “길도 마땅치 않은 곳에 어떻게 개발허가가 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시에서 그곳에 대한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앞으로 도로로 인정 한 주변도 마구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포곡읍에 사는 주모(46.남)씨는 “순수하게 주택을 짓기 위해 건축허가 문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땐 막다른 도로라는 이유로 불가하다고 했다”며 “누군 해주고 누군 안 해주는 건 문제다. 철저한 진상조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건축허가를 내준 처인구청 측은 “당시 담당자들이 법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니 건축 허가를 내 줬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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