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원의 학습동과 문제의 가설건축물

처인구 포곡읍 소재 유명 기숙학원인 ‘고시원 아카데미’가 농지를 운동장으로 불법 사용해 지적을 받은 뒤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이 학원은 또 교육청에 등록하지 않은 가설건축물을 학습공간으로 사용하는 등 불법을 ‘밥 먹듯’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처인구청에 따르면 처인구 포곡읍 영문리에 위치한 고시원아카데미는 영문리 430번지 일대 10필지에 학습동, 기숙사 등으로 사용 중이다. 이 중 434-5 외 2개 필지에 농구골대 등 각종 체육시설과 가로등 4개를 설치해 운동장 및 주차장으로 활용 중에 있다.

농지인 위쪽 운동장에 가로등과 골대가 설치되 있는 모습

문제는 434-5부터 7까지 3개 필지가 밭으로 써야 하는 농지(전)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특히 이곳은 2년 전 같은 행위로 용인시로부터 원상회복 시정명령을 받은 뒤 다시 이 같은 불법을 자행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포곡읍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월 23일 영문리 434-5 등에 농지 무단 형질변경으로 원상회복 지시를 내려 학원 측이 원상복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후 시의 단속이 허술해지자 다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클리닉과 그룹스터디 공간으로 사용중인 콘테이너

이 기숙학원은 또 현재 주차장 형태로 사용 중인 434-2번지와 434-4번지에 21㎡ 크기 4동의 가설건축물을 임시사무실 용도로 신고를 받았지만 내부에 화이트보드와 테이블을 설치해 학습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속기관인 처인구청 관계자는 “4일 현장에 나가 본 결과 불법 형질변경 사실이 확인됐다”며 “5일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 56조 및 농지법 제34조에 위반에 따라 원상회복 시정명령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농지를 운동장 및 주차장으로 불법형질 변경

또한 교육청 측은 “해당 가설건축물은 교육청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시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현장에 나가봤지만 현재로선 학원 관계자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주의만 주고 왔다”고 말했다.

고시원아카데미 관계자는 억지주장으로 일관했다. 농지 불법 형질변경에 대해 “겨울이라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운동장으로 쓰고 있던 것”이라며 “봄이 되면 다시 밭으로 쓸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가설건축물 내부에 설치된 테이블에 보드마커가 놓여져 있는 모습

그는 이어 “가설건축물은 축조신고를 받고 합법적으로 사용 중인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학습행위는 전혀 없고 입학생 임시 휴게실 및 학생 회의실, 교사 업무 공간 등으로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 공부중인 학생들의 말은 달랐다. 학생들에 따르면 컨테이너를 보기 좋게 리모델링한 건축물의 용도는 ‘그룹 스터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즉, 비슷한 학력 수준을 지닌 학생들끼리 공부하고 토론하는 학습공간이라는 것.

한편 이곳 원장의 최근 모 언론사 동영상 인터뷰에 따르면 문제가 된 가설건축물에 대해 “피자헛처럼 예쁘게 된 집은 클리닉실”이라며 “한 방에 나눠져 2~3명식 개별 (학습)클리닉이 가능한 쾌적하고 조용한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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