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계획은 허공으로 57억만 내준 셈
주몽 이산 촬영지 관광객 왔다가 허탕
 
"용인시와 MBC가 벅찬 기대를 안고 지난 2005년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 ‘MBC 드라미아’. 하지만 최근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입구에서 되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용인시 얼굴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표류중인 용인-MBC 드라미아 사업
 
문화방송 소유의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 산53번지 일원 142만 3300㎡ (약 43만평)의 면적에 조성된 MBC 드라미아는 지난 2004년 2월 용인시와 문화방송 간 양해각서를 작성하고 같은 해 12월 공동개발사업 기본약정을 체결하면서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시와 MBC는 다음해인 2005년 10월 세부협약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시작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두 사업자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던 것은 사업의 범위, 지적재산권 권리, 토지매입 등에 대한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1차 사업으로 진행된 드라마 ‘신돈’ 세트장은 조성되어 드라마 촬영까지 무사히 마쳤지만 2006년 1월부터 12월까지 건립될 예정이었던 삼한지 세트장이 인·허가 문제로  착공이 무산되면서 MBC는 삼한지 세트장을 나주에 조성하게 된다.
 
이렇게 기본약정 체결 당시 기본계획은 틀어졌고 2단계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때부터 용인시와 MBC의 드라미아 조성 사업은 중대 위기를 맞았고 현재까지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채 길을 잃고 표류중인 상태다.
 
용인시는 당초 2010년까지 총 420억 원(용인시와  MBC 각각 210억 투자)이 투여되는 자금 가운데 이미 5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MBC와 의견차이 이후 아무런 진전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가운데 혜택마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 무시 ‘외부인 출입금지’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주몽’과 올 여름 종영한 ‘이산’의 촬영지가 MBC 드라미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백암면 용천리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에버랜드, 한국민속촌에 위치한 용인시 관광안내소에 비치 된 용인관광 안내지도에 MBC 드라미아가 관광지로 소개되고 있어 주말에는 하루에도 수 십대의 차량이 MBC 드라미아를 방문하기 위해 용천리를 찾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장소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마을 입구부터 약 4km 구간 비포장도로를 지나 도착한 관광객들은 허탈감과 배신감을 안고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것.
 
대구에서 왔다는 이상규(37.남)씨는 “에버랜드에 놀러 왔다가 관광안내 지도를 보고 거의 한 시간에 걸쳐 왔다”며 “도로에서 마을로도 한참을 들어왔는데 촬영장 입구에 다 와서 출입금지 문구가 있는 걸 보고 몹시 황당하고 화가 났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인천시 동구 지연숙(44.여)씨도 “지나가는 길에 MBC 표지판을 보고 찾아왔는데 이렇게 오지에 있으면서 마을 입구에 안내문구 하나 없다는 게 이상하다”며 “용인시에서 일은 제대로 하는 건지 괜히 기름 낭비하고 기분만 나빠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촬영지로만 사용 용인시
 
용인시와 MBC 측은 드라미아 세트장 출입이 통제되는 가장 큰 이유로 관람객들의 안전문제와 내부시설 도난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사업이 시작된 지 4년이 되어가지만 세트장 내부에는 안전 및 편의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고 있다.

또한 ‘주몽’에 이어 '이산‘ 그리고 현재 촬영 중인 ’일지매’ 등 드라마 촬영 상의 이유로 개방이 어렵다는 것. 용인시청 사업개발과 담당자는 현재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개방 문제에 대해 MBC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MBC 측에서 사업이 진행 된 이후 일반 관광객들에 대한 출입을 허용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각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개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용인시 관광지로써의 개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용인시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지난해 말 마을 진입로에 출입통제 문구를 현수막으로 붙여놨으나 소실됐다”며 “관광안내소에 안내문을 비치해 놓고 출입통제 문구를 다시 마을 진입로에 설치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재영 기자 yonginnews@empal.com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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