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 14층 고층에 있던 시장 집무실이 지하1층으로 옮겨진다.

용인시는 정찬민 시장이 시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시민들을 더욱 자주 만나기 위해 시장실을 청사 지하1층에 새로 조성되는 ‘시민홀’로 옮기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른바 ‘열린 시장실’을 표방한 것이다.

공공기관 단체장의 사무실이 1층에 조성된 곳이 있긴 하지만 지하1층까지 내려간 것은 매우 드문 일로 파격적인 결정이다. 사무실 이전은 이번주까지 마무리되며 오는 6일부터 정 시장은 이곳에서 본격 집무를 볼 예정이다.

시민홀은 당초 시민들과 소통과 문화의 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9월 경기도로부터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아 청사내 문화예술원 방면 지하 1층에 810㎡ 규모로 지었다.

그런데 최근 용인시가 인구 100만 도시가 되면서 제2부시장을 신설하고 채용절차까지 마쳤는데 청사내 마땅한 집무실이 없어 이곳 시민홀에 설치하려고 했다.

담당부서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정 시장은 부시장이 실무부서와 자주 협의를 해야 하는데 너무 떨어져 있으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해 기존 14층의 시장실을 부시장에게 양보하고 자신이 지하로 내려가기로 결정한 것.

도시계획, 주택, 건설, 안전 및 재난 등을 총괄하게 될 부시장이 관련 부서와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정 시장은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 소통하려고 한 것이다. 실제로 시민홀이 위치한 지하1층은 옆에 주차장이 있어 많은 시민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한편 시민홀에는 시장실과 함께 시민소통담당관실, 시민사랑방, 시민시장실, 시민대화방, 시민역사교육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시민역사교육관은 최근 정 시장이 시민단체에 소녀상 건립을 제안하면서 함께 조성하기로 약속한 바 있어 이곳에 만들기로 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지하층으로 시장실을 옮기는 것에 대해 만류가 있었으나, 가장 낮은 곳에서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며 “시장실 이전으로 인한 다소간의 불편은 얼마든지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시의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찬민 시장의 정치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의원은 "정찬민 시장이 시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내려간다고 하는데 그동안 가만있다가 지금 이 시점에 것은 시장실을 옮기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행보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며 "더욱이 공직자들이 결재를 위해서 4층에 있는 제1부시장실에서 14층에 제2부시장실로 올라갔다가 시장을 만나 기위해 다시 내려와서 지하 1층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것은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시청 현관 밖으로 나가서 별당으로 새로 지은 곳을 가기위해 겨울에는 추운 지하주차장을 지나 결재 받으러 가야하는데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사실은 4층에 나란히 있어야 신속하게 업무처리가 이뤄질 것 아니냐. 동선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재호 기자  insky1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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