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초 김봉영 교장

유치원 교실에 수업 참관을 갈 때 느낀 일이다.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를 하던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눈을 피해 장난을 한다. 옆 친구와 장난을 하던 한 친구가 선생님 눈에 걸려 주의를 받자 옆에서 같이 장난을 치던 친구에게 대뜸 “야, 너 때문이잖아~.” 라며 큰소리를 낸다. 그리곤 울음을 터뜨린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체육 수업시간에 공을 차는 수업을 진행할 때 한 쪽에서 큰소리가 난다. “야, 이 ×야, 이쪽으로 공을 차란 말이야.” 그런 후 공이 여유롭게 오지 않자 “너 때문에 졌잖아.” 라며 많은 친구들 앞에서 한 친구를 비난한다.

위에서 본 유치원의 사례와 초등학교의 사례는 비단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의 예를 가상하여 들어보자. 가장 잘 이루어지는 것이 비교하는 비난이다. 큰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똑똑한 (부모의 판단으로 ) 아이라고 생각하고 작은 아이는 늘 어려움을 겪고 조금은 부족한 아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비교하는 비난을 하는 경우가 부모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야, 언니는 공부를 잘하는데 넌 왜 그러니?”는 보통 이루어지는 말이고 “야, 언니는 너만 했을 때 얼마나 똑똑했는지 아니 그런데 넌~?” 이라든가 “넌 왜 그 모양이니, 네 형을 좀 닮아라.” 등은 아이들의 성장에 크나큰 해악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이루어지는 언어의 비난이다.

어려서부터 이런 비난을 받고 자란 아이가 과연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떻게 생활을 할까?

지적질을 당하며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는 아이는 자연스레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폭력으로 제압하려는 속성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기 쉽다. 그런 아이가 후에 어른이 되면 그 속성을 그대로 이어 사회 속에서 사회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지적질, 비난을 더욱 많이 하도록 하는 문명의 이기가 등장한다. 트윗터, SNS, 카톡, 문자메시지, 컴퓨터 등이 한 순간에 인간의 마음을 나쁘게 만들 수 있는 도구로 전락하여 비난 하는 사회의 한 몫을 한다.

이미 성장한 사람들도 문제지만 앞으로 성장하게 될 어린이들이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은 지적질과 비난의 도가 점차 강해져 가 심지어는 그로 인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사례가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의 비난을 견디지 못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옥상에서 뛰어 내려 목숨을 버린다거나 유흥 주점에서 자기를 타인 앞에서 비난했다고 큰 사고를 친 경우 등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들 앞에서 조금은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갈 수는 없을까?도로시 로 놀테(Dorothy Law nolte) 박사의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자란다.』 라는 시가 생각이 난다.

만일 아이가 비판 속에서 자라면

그 아이는 비난하는 걸 배운다.

만일 아이가 적대감 속에서 자라면

그 아이는 싸우는 걸 배운다.

만일 아이가 두려움 속에서 자라면

그 아이는 걱정부터 배운다.

만일 아이가 동정을 받고 자라면

그 아이는 자신에 대해 슬퍼하는 걸 배운다.

만일 아이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부모 속에서 자라면

그 아이는 부끄러움을 배운다.

만일 아이가 질투 속에서 자라면

그 아이는 시기심을 배운다.

(중략)

만일 아이가 칭찬 속에서 자라면

그 아이는 감사하는 법을 배운다.

~ ~

또 만일 아이가 다정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면

그 아이는 세상이 살아갈 만한 멋진 곳임을 배운다.

어른들이 함께 하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주 작은 단위의 내 주변부터 지적질과 비난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가정에서 사랑의 언어로 속삭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며 학교에서도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마을에서도 서로가 존중하고 칭찬의 말을 늘 사용한다면 하나의 말이 분위기가 되고 그 분위기가 삶의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좋은 환경이 마련되면 미래를 살아가려는 후배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Dorothy Law nolte 시인의 시는 큰 반향을 일으킨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합시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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