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경찰대학교 이전부지 중 LH로부터 기부 받을 8만㎡에 경기도청사를 유치해 달라며 경기도에 정식 건의를 하고 나선 가운데 수원시의 냉냉한 분위기에 두 지자체간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11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의회 3층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 아산으로 이전한 경찰대의 부지에 경기도청사 유치를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강력하게 건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시장은 "기흥구 언남동의 옛 경찰대 부지 중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기증받는 8만㎡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기도 신청사 건립에 최적지"라면서 "경기도청 유치를 경기도에 강력하게 건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시장은 현재 경기도청으로 이전지로 예상돼 있는 광교지역에 비해 경찰대 부지가 건립에 드는 비용과 시간은 물론, 교통·지리적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현재 광교에 신청사를 건립하려면 3천300억원이 소요되지만, 경찰대 부지의 기존 시설물을 리모델링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저비용으로 이전할 수 있다."면서 "그만큼 건물신축 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지 면적도 광교는 청사면적이 2만㎡로 예정돼 있지만, 경찰대 부지에 청사를 건립할 수 있는 부지 면적은 이보다 4배나 넓은 8만㎡에 달해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찰대 부지가 광교신도시보다 교통과 지리적인 여건도 뛰어나다면서 "경찰대와 5분 거리인 구성역에 2021년 준공 예정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역사가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평택·광주·이천·여주·안성 등 경기 남동부 지역 주민의 접근성이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며 “제2경부고속도로가 지나면서 용인 지역에 2개의 IC가 예정돼 있어 경기북부 지역의 접근성도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수원시가 광역시 승격을 추진한다면 도청사를 재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예산낭비에 대한 문제점도 내세웠다.

정 시장은 "수원시가 향후 인구 증가로 광역시로 승격될 경우 도 청사를 재이전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 만큼 예선절감을 위해서라도 처음부터 용인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의 갑작스러운 도청사 유치 건의 발표에 대해 경기도와 수원시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도 신청사 사업과 관련해서 설계도 다 끝나 내년 6월 착공해 2020년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고, 또한 광교부지에 도 신청사 추진은 시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현재로써 용인시의 건의사항은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자칫 지자체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용인시의 입장을 더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지난해 9월 21일 광교신도시 개발사업 공동사업시행자인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경기도시공사가 도 신청사 및 광교 개발 방향에 합의하고 ‘경기도 신청사 및 광교발전을 위한 공동발표문’까지 발표해 놓고 이제 와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면서 “용인시의 건의사항에 대해 수원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시장은 "용인시가 도청 신청사 등 광교개발 방향에 대해 합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경찰대 옛 부지를 무상으로 기부 받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광교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1300만 경기도민 전체의 입장에서 멀리보고 생각하면 경찰대 부지로 이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