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전염의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용인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용인지역에서도 수십 명의 자택격리자가 발생한데다, 관내 140여개 학교에서 휴교 및 단체 활동, 행사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떠난 의원들 가운데 ㅂ 의원은 유명 관광지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려 비난을 사고 있다.

4일 용인시의회에 따르면 용인시의 자매도시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플러튼시 초청으로 9박 10일 일정으로 방문단이 지난 1일 해외연수 길에 올라 미국을 방문 중이다.

이번 연수에는 ㅂ 의원을 비롯해 ㅈ, ㄴ, ㄱ, ㅂ, ㄱ, ㅇ, ㄱ 등 8명의 의원들과 4명의 의회 직원이 동행했고, 총비용은 약 5000만원이 들었다.

문제의 발단은 2일(현지 시각) ㅂ 의원이 미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동료 의원들과 함께 찍은 10여장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면서 불거졌다.

ㅂ 의원과 함께 미국 방문에 나선 7명의 시의원, 4명의 공무원 단체 기념사진과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독사진, 영화세트장 및 유명 연예인의 손도장 등의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ㅂ 의원은 지역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언론에 보도가 되자 스스로 해당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게다가 시의회의 수장인 ㅅ 의장 마저 이들 의원들 보다 앞서 31일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방문에 나섰다.

이번 연수에는 용인시, 수원시, 평택시, 화성시, 안성시, 오산시의회 의장들로 구성된 경기남부권의장단이 함께 떠났다.

하지만 연수일정표에 따르면 4박5일간의 연수기간 중 공식 일정은 단 2개로 연수를 빙자한 외유성 해외 관광을 떠났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31일∼5일까지 30개의 일정 중 공식 일정은 첫날 황산구 민간박물관, 이튿날 황산관광위원회 방문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으로 사실상 시민혈세를 이용한 관광 목적의 외유성 해외연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현재 경기남부권의장단협의회 운영비는 전국의장단협의회의 지원과 각 시의회에서 매년 납부하는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용인시 관내에도 메르스로 인해 수십명의 자택격리자가 발생한데다, 100여개 학교에서 휴교 및 단체 활동, 행사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시의회 의원들의 행보가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시민 이(48세)씨는 “지금 전국이 메르스 공포로 인해 학교도 휴교하고 단체 활동, 행사 등을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혈세를 들여 의원들이 왜 관광하러 해외 연수를 나갔느냐”며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는데시민의 대표라는 의원들이 시민의 안전을 먼저 돌봐야 하는 것 아니냐. 관광 사진이나 올리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시민 김(54) 씨는 “시 의장, 시의원들은 이 같은 비상시국에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오는 것이 도리가 아니냐”면서 “이런 비상시국에 굳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려는 이러한 정치인들이 무슨 시민의 대표냐. 이러한 정신나간 정치인은 필요 없다”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여론이 고조되자 오후 12시 시의회 김기준 부의장, 이건영 새누리당 대표, 김대정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정해동 의회사무국장 4명이 모여 긴급회의를 열었다.

김대정 의원은 “지금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연수를 중단하고 귀국했으면 한다는 의견를 의장과 의원들에게 전달했다.”면서 “의원들도 ‘의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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