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위탁해 코오롱 환경서비스㈜가 운영 중인 하수슬러지처리장에서 장기간 악취가 또 다시 발생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근로자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겪으며 불만을 토로하자 정찬민 시장이 즉각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악취 발생을 제거하기 위한 전면 시설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30분경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인근 기흥구 농서동 48번지 일원 용인시 환경자원화시설인 하수슬러지 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매캐한’ 악취가 인근을 또 뒤덮었다.

이 냄새는 오후 1시가 넘도록 멈추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바람을 타고 날아간 악취는 인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과 동탄 신도시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삼성반도체를 비롯해 인근 업체 상당수 직원들과 주민들이 구토와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두통약을 복용해도 소용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씨는 “이 시설은 민원이 발생할 때는 가동을 중단했다가 다시 정상 가동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며 “악취 발생에 시달려 민원을 제기한 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인근 골프장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이 회사를 방문해 항의를 하기도 했고, 일부 업체는 코오롱그룹 회장에게 “시설 가동을 중지시켜 달라”는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21일 취재를 위해 본지기자가 현장을 찾은 날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악취 심하게 났다. 현장 소장을 만나기 위해 시설 내부에 들어서자 악취는 내부에 더욱 심하게 났다.

코오롱 환경서비스 관계자는 “슬러지 운반차량 이동 및 저장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것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한 슬러지를 소각한 후 건조하는 과정에서 냄새가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냄새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21일 오전 10시 환경관리공단 악취기술진단팀이 나와 정밀진단을 실시했고, 정확한 것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대략적으로 설비가 노후화된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정찬민 시장은 지난 20일 오후 4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악취 발생을 제거하기 위한 시설 전면 교체를 위해 오는 26일 부터 용인시 환경자원화시설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 시는 당초 1억5천만원을 투입해 탈취로 열교환기 교체 등 일부 시설만 교체하기로 했던 단기 계획을 바꿔 약 30여 억원을 투입해 시설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은 한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탈취로 용량개선 및 추가설치, 건조기배가스 덕트(Duct), 응축기, 팬(Fan) 등 시설을 전면 교체해 악취를 완전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낮은 공장 굴뚝도 JMS 골프연습장 뒤쪽으로 옮기고 높히 세우는 위치 변경 등을 통해 골프연습장 악취 민원도 해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시는 일단 시 예산으로 시설 전면 교체 작업을 한 뒤 추후 코오롱 환경서비스㈜와 별도로 비용 부담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수운용과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그동안 악취로 인해 인근 업체들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환경관리공단 악취기술진단팀이 정밀진단을 실시했는데 시설이 노후화된 것이 냄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주 부터 하수슬러지처리장 운영을 중단하고 오버홀 작업을 통해 제대로 점검과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각시설신규설치 및 기존 시설물 전면 교체 작업 등으로 공사기간은 한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수슬러지 처리를 중단하면 다른 곳에서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하루에 1천800만원의 처리비용이 들겠지만 주민들의 불편을 감안해 전면교체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로부터 위탁운영을 넘겨받은 코오롱 환경서비스㈜는 지난 2009년 이 시설을 건립하고 턴키방식으로 1년에 59억원의 운영비(고정비 경상비포함)가량을 시로 부터 받아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한 슬러지를 소각, 건조시키며 운영을 해왔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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