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가 세상의 빼어난 바위를 모두 모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아름다운 금강산. 가을이면 금강산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곱게 물든다.
그 빛깔이 강렬해 산을 오르는 사람들까지도 붉은 빛이 배어들 것만 같다.
아름다운 단풍 덕에 가을 금강산은 풍악산이라 불린다.
백옥 같이 하얀 바위와 비취옥 같이 맑고 푸른 계곡 그리고 불타는 듯 붉은 단풍이 어우러진 풍악산은 풍성한 가을 정취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금강산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통천군에 걸쳐 있고 면적이 530㎢ 정도 되는 명산이다.
최고봉인 비로봉을 비롯해 해발 1000ｍ 이상인 높은 봉우리가 70여 개에 달한다.
작은 봉우리까지 합치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어 일만이천 봉이라 칭하게 됐다.
봉우리 사이마다 그림 같이 펼쳐진 금강산의 단풍은 설악산보다 사흘가량 일찍 찾아든다.
9월 하순이면 산 윗부분부터 물들기 시작해 10월에 이르면 산 전체가 붉어진다.
금강산 5대 전망대 중 하나인 세존봉을 오르는 등산로는 단풍이 특히 절경이라 가을에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꽤 험준한 길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세존봉 전망대에 오르면 발 아래 단풍에서부터 멀리는 남쪽의 동해까지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존봉 코스는 북한 음식점인 목란관에서 출발한다.
목란관은 관광객들에게 휴게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인데, 해마다 봄이면 북한의 국화인 목란이 만개해 절경을 이루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목란관에서 200ｍ 정도 오르면 울창한 숲이 우거진 수림대가 나온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다.
우선 앙지대라 불리는 널찍한 바위가 나온다.
앙지대 주변에는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는데, 거북이 코끼리 도마뱀 등 동물 모양을 한 바위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앙지대는 사방이 절벽으로 막혀 있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경계가 없는 하늘길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새들처럼 남북한 사람들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자연스레 바라게 된다.
앙지대를 거쳐 올라가면 산삼과 녹용이 녹아 흘러내린 물이라는 삼록수를 만날 수 있다.
삼록수 약수터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물을 들이켠다.
한 모금을 마시면 10년이 젊어진다고 한다.
너무 욕심내서 마시면 도로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안내원의 농담은 오래된 레퍼토리지만 여전히 관광객 웃음을 자아낸다.
삼록수에서 만경다리를 거치면 금강문이 나온다.
금강산 5대 돌문 중 하나다.
큼직하고 육중한 바위 사이로 뚫린 길을 지나면 금강산의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진다고 해서 금강문이라 불린다.
금강문을 넘어서는 돌계단을 올라 한 굽이 꺾어들면 시야가 훤하게 트인다.
가히 절경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옥류동 골짜기가 보인다.
구슬 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이 계곡에는 신비로운 비취색을 띤 옥류담이 있다.
자잘한 물방울을 튀기며 고운 소리로 떨어지는 옥류폭포도 볼 수 있다.
이어서 찾게 되는 연주담과 연주폭포도 옥류동 절경에 못지않다.
특히 연주담은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가 실수로 두 알의 구슬을 흘리고 간 흔적이라는 전설이 있는 연못이다.
비봉폭포는 벼랑을 따라 흘러내리는 모습이 비단실을 펼쳐놓은 것 같다.
선녀의 고운 옷자락이 떠오른다.
금강산 4대 폭포 중 하나인 비봉폭포는 수량은 적지만 아름다움으로 치면 어떤 폭포에도 뒤지지 않는다.
은실처럼 가느다랗고 곱게 흘러내리는 개울, 은사류를 지나면 구룡폭포가 나타난다.
높이 74ｍ, 폭 4ｍ에 이르는 구룡폭포는 한국의 3대 폭포 중 하나다.
폭포와 연못 전체가 하나의 바위로 이뤄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룡연에는 금강산을 지키는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관폭정에 앉아 위를 올려다보면 단풍의 바다 위에 바위 봉우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 봉우리가 세존봉이다.
정상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능선을 따라 높이 1132ｍ의 세존봉에 오르면 천화대라 불리는 전망대가 나온다.
천상의 꽃처럼 예쁜 천화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일만이천 봉우리를 호령하는 산신이 된 듯하다.
남정네 허벅지 같은 우람한 바위에서부터 아낙의 봉긋 솟아오른 가슴처럼 부드러운 곡선의 봉우리까지. 모두 붉게 타오르는 단풍과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가 된다.
풍악산은 아직도 북쪽에 서 있는 것이 낯선 남측 관광객에게 가을의 비경을 아낌없이 선사한다.
△상품정보＝느낌여행에서 `금강산 세존봉 등산ㆍ온천 여행 3일` 상품을 기획했다.
수림대, 삼록수, 금강문, 옥류동, 구룡폭포를 거쳐 세존봉에 올라 집선봉, 합수목, 백련폭포, 배바위 등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일정이다.
선택 관광으로 온천욕을 즐길 수 있고, 만물상이나 해금강을 둘러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