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지역에는 수많은 역사 인물들이 묻혀있다. 고려가 망하자 조선에서 신하로서 벼슬을 마다하고 두문동에 은거하던 72현중 상촌(桑村) 김자수(金自粹) 선생에 의해 경주김씨 상촌공 후예들이 현재까지 죽전리 일대에 세거하며 가문의 절개를 지켜오고 있다.
두문동 72현 상촌(桑村) 김자수(金自粹)는 죽음에 이르러 “내 무덤에 비석을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래서 그의 후손들은 무덤에 비석을 세우지 않고, 비석을 묻어 두었다 근자에 땅 위로 올려 눞혀 놓았고, 새로 비석을 만들어 세워 놓았다.
김자수의 묘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상태마을에 있다. 오포 능평삼거리→ 분당 방향→ 태재고개 마루, 좌회전한 후 한참을 좁은 포장도로를 따라 1km쯤 가다보면 좌측 편으로 묘지의 표지판이 나온다.
김자수는 고려 충정왕 3년(1351)에 태어났다. 10세 때 아버지를 잃었고, 20세 되던 공민왕 19년(1370)생원시에 합격, 개성 성균관에 입학했다. 당시 성균관 책임자는 대사성(大司成) 이색(李穡)이었고, 선생으로 정몽주(鄭夢周)를 비롯하여 이숭인(李崇仁)등이 있었다.
<<고려사>> 열전에 김자수에 관련된 기사가 무려 15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 기록되어있다. 한편, 김자수가 성균관에 머문지 1년이 안 되어, 편찮은 어머니를 봉양하려 고향 안동으로 내려간다. 한겨울 얼음장 밑에서 잉어를 잡고, 눈 덮인 대밭에서 죽순을 캐어 드렸지만, 어머니의 수명을 연장시키지는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주자가례”에 따라 3년 시묘살이를 했다. 그때의 정경을 문익점은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始見安東居堊子 (시견안동거악자) 처음에 안동에서 악차(주1)에 있는 사람 보았는데
  剖氷求鯉自恢恢 (부빙구리회회)   얼음 깨고 잉어 구하여 무척 기뻐하더구먼.
  筍生雪裏誠心厚 (순생설이성심후) 눈 속에서 죽순이 난 것은 참으로 효성이 지극함인데
  雉下苦前孝烈開 (치하고전효열개) 거적자리 앞의 꿩이 내린 것은 효열(孝烈)의 열림이지.

주1)(堊次·무덤옆의 뜸집)

훗날 김자수의 효행과 시묘살이한 묘소 주변을 ‘시묘동(侍墓洞)’이라 부르고, 그가 살던
안동 남문 밖에 ‘孝子高麗道觀察使金自粹之里(효자고려도관찰사김자수지리)’라고 새긴 비
석을 세웠다. 이후 비석은 어머니 묘소가 있던 시묘골인 안동 월곡면 노산리로 옮겨졌다
가, 월곡면이 안동댐으로 수몰되자 어머니 묘소와 정자 추원재(追遠齋)와 함께 1973년
안동시 안기동 정자골로 이전한다.
안기동으로 이전했을 때 앞에 하천이 흐르고 논밭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천이 복개되고
아파트가 들어서 주택가가 되었다. 김자수의 동네라고 칭해준 효자비 비각 안에는 순조
18년(1818)에 김노경(金魯敬)이 짓고 그의 아들 추사 김정희(金正喜)가 직접 쓴 글을 새
긴 현판이 있었는데, 2005년에 누군가가 훔쳐갔다. 김정희는 김자수의 15대손으로 아버
지와 선조의 묘를 찾은 것이었다.
포은 정몽주 선생의 경우에는 역성혁명에 반기를 들다 이방원(후에 태종)이 보낸 조영규에 의해 선죽교에서 타살된 것은 대다수 국민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 일 게다. <<포은집>>에 의하면, 선생의 시신은 개성(開城)인근 풍덕(豊德)에 가매장 했다가 13년이 지난 1406년 신원이 회복되어 고향인 경상도 영천(永川)으로 천장(遷葬)하던 중, 용인 땅 풍덕천 인근에서 바람에 날려 명정이 떨어진 곳, 현재의 포은선생의 묘역이란다.
당시에는 포은선생이 묻힌 곳의 지명이 쇄포촌(曬蒲村)(대마초 줄기나 칡넝쿨 껍질을 말리는 장소 즉 대마 및 갈포의 주산지)이라고 사용하던 지명을 모현촌(慕賢村)으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포은 선생의 불사이군의 충절을 영원히 기리겠다는 의미 일 것이다.
포은 선생의 천장이 있은 후, 얼마 되지 않아 태종임금에 의한, 왕권의 강화와 문치의 기틀을 잡기 위해 수많은 선비들에게 출사를 권하지만, 대다수 선비들이 더욱 깊숙이 은거하게 된다. 이때 상촌(桑村) 김자수(金自粹) 선생에게 태종으로부터 형조판서로 부임하라는 전갈을 받고, 고향 안동에서 한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아들 근(根)이 초상 치를 준비를 갖추고 뒤를 따랐다. 김자수는 이미 죽을 각오를 하고 독약을 준비한 상태였다.
벼슬을 받지 않으면 집안이 풍지박산이 될 진퇴양난의 처지였다. 그가 고려에서 성균관시절 스승으로 모셨던 정몽주 선생의 묘지를 참배 한 후 추령(秋嶺=현재 대지산 준령인 태재로 추정)에 이르렀을때 “나는 지금 죽을 것이다. 오직 신하의 절개를 다할 뿐이다. 내가 죽으면 바로 이곳에 묻고, 비석을 세우지 말라”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平生忠孝意(평생충효의) 평생토록 지킨 충효
   今日有誰知(금일유수지) 오늘날 그 누가 알아주겠는가
   一死吾休恨(일사오휴한) 한 번의 죽음 무었을 한하랴만
   九原應有知(구원응유지) 하늘은 마땅히 알아줌이 있으리라.

김자수가 남긴 절명사(絶命詞)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태재에서 맞이한 것은 눈앞으로 한양 땅이 펼쳐지고, 등뒤로는 스승인 포은 정몽주(鄭夢周) 묘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 물러설 수 없는 선택의 시간이 온 것이다. 한양이냐, 정몽주냐의 갈림길에서 그는 정몽주의 길을 택 한다. 태재에서나, 그가 묻힌 곳에서나 직선거리로 4km 떨어진 곳에 정몽주의 묘가 있다.

  有忠有孝難  충이 있으면서 효가 있기는 어렵고
  有孝有忠難  효가 있으면서 충이 있기도 어려운데
  二者旣云得  이 두가지를 이미 다 얻었건만
  況又殺身難  하물려 살신의 어려움까지야

그의 죽음을 두고 황희(黃喜)가 지은 만사(輓詞)다. 그는 충신이면서도 지극한 효자였다. ‘삼강행실록’에 효행이 전할 정도로 효자의 표본이기도 했다. 
1374년 김자수는 문과에 장원급제, 사간원 정언(正言)벼슬을 하다 여수 돌산도로 귀양가기도 했지만 충청도관찰사를 거쳐 형조판서를 지내다 고려가 망하자 안동으로 낙향했다. 그에게 아들 하나와 손자 넷이 있었다. 아들 근(根)은 개성소윤을 끝으로 아버지를 따라 벼슬을 버린 듯하다.
손자 넷은 조선왕조에서 벼슬길에 올랐는데. 첫째 손자 영년은 문종(재위 1450-1452)때 강릉판관을 지내다 관직에서 물러난 후, 선지당(충북시도기념물 제41호: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각계리 388번지)을 짓고 충북 영동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후학양성에 일생을 바쳤다. 현재는 영년선생으로 인하여 상촌면의 지명도 생겼으며, 상촌공의 후예들이 대성을 이루고 살고 있다.
선생의 넷째 손자 영유(永濡)는 대사헌과 황해도관찰사를 지냈으며, 현재 용인시 죽전동 에 자리한 문간공 십청헌 김세필 선생이 손자이다.
조선초기 김자수-김근-김영유-김훈-김세필-김저로 이어지는 충절과 충효의 가문 용인에 뿌리를 내리다.
김자수의 고손자인 문간공(文簡公)  십청헌(十淸軒) 김세필(金世弼)은 기묘사화 때 조광조를 변론하다 거제도로 유배되었고, 그의 아들 김저(金 저(石+言+者)는 을사사화때 사사(賜死)되었다. 김자수 무덤에 차마 비석을 세우지 못하고, 비석을 눞혀 묻어둔 후손은 8대손인 김홍욱(金弘郁)이다.
김홍욱은 황해도관찰사로 있을 때 소현세자 강빈(姜嬪)의 억울한 죽음을 신원해 달라는 응지상소(應旨上訴:임금의 요청에 응해 올린 상소)를 올렸다가 효종이 직접 친국한 심문을 받던 중 매 맞아 죽은 인물이다. 김홍욱은 죽음에 이르러 “언론을 가지고 살인하여 망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는가?”라고 말할 정도로 대찼다. 김홍욱 자손 중 정승이 8명, 왕비가 1명이 나왔는데, 추사 김정희도 그 자손이다. 명필 추사 김정희가 김자수의 15대 孫
경상북도 안동에는 김자수의 동네라고 칭하는 효자비 비각 안에는 순조 18년(1818)에 김노경(金魯敬)이 짓고 그의 아들 추사 김정희(金正喜)가 직접 쓴 글을 새긴 현판이 있었다고 전한다. 한편, 충청북도 영동군에도 김자수 선생의 손자인 영년이 살던 고택인 선지당에는 김노경이 친필로 쓴 선지당 현판과 김정희가 장의자손(長宜子孫)이라고 쓴 것이 보존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김자수 선생의 자작시 한편을 소개한다.

   憑虛樓次金少尹師古韻(빙허루차금소윤사고운)=金自粹(김자수) 칠언절구
   빙허루에서 소윤 김사고의 운을 따라-桑村(상촌) 김자수
   新樓壓水對靑山(신루압수대청산) 신루(憑虛樓)는 청산(永嘉山)의 물(주천강)을 마주하고
   朝暮烟嵐几案間(조모연람궤안간) 아침저녁 아지랑이가 책상 사이에서 피어나네
   幸有村庄纔隔岸(행유촌장재격안) 다행하게도 언덕너머에는 시골집이 있으니
   暮年投紱共淸閒(모년투불공청한) 늙어 벼슬을 그만두고 남의 여생을 즐기리.

    주1)빙허루(憑虛樓)는 영월군 주천현에 있었던 유서 깊은 정자.
       누의 주인은 소윤(少尹) 김사고(金師古)임.
    주2)영가산(永嘉山) 주천면에 있는 산이름 현재는 망산이라 칭함.
    참고)성현(成俔 : 1439 - 1504)이 쓴 ‘빙허루제서(憑虛樓題序)’

이상은 주로 [杜門不出, 두문동 72賢을 찿아서⑮/경주김씨와 김자수], <<만성대동보>><<용인시사 3 사람과 마을 I >> <<족보대사전>> <<고려사>>에 기록된 행적을 중심으로 기술한 내용이다. <<국조인물고>>에는 족보와 조금 다른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김자수의 손자를 3명으로 기록되어 있고, 김근(아들)의 기사에서는 개성소윤의 직책을 수행한건으로 기록되어 있어, 본고에서는 김근의 직책을 개성소윤으로 표기했으며, 김자수의 손자 3명을 채택하지 않고 <<한민족대성보>>의 족보내용을 따랐다. <<조선왕조실록>>이나 <<동국여지승람>에는 그가 조선 왕조에서 벼슬을 받았다고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그가 조선에 들어와 벼슬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는 때로 ‘조선왕조실록’의 진위 놀란까지로 확대대는데, 대체로 1665년 영동의 초강서원에 김자수가 배향된 이후에는 가전(家傳)되어 오는 이야기가 우위를 확보한다.

                                               사단법인 누리전통문화보존회  상임이사  김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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