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용인경전철 사업과 관련된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소송을 맡았던 법무법인에 성공사례금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7일 제 170회 용인시의회 1차 정례회 마지막 날인 본회의장에서 정성환 의원은 김학규 시장에게 “경전철과 관련해 재판이 사실상 패소로 끝났는데 재판을 맡았던 Y법무법인에 대해 성공사례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3일 시에 따르면 국제중재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는 시행사인 (주)용인경전철에 모두 7천786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시는 지난해 10월 국제중재법원 1차 판결에서 공사비 5천159억원 지급 명령을 받았고, 지난달 2차 판결에서도 기회비용(운행을 못해 발생한 손실비용) 2천627억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받으면서 두 건 모두 시가 패소했다.

그러나 이 소송에 대해 용인시 변론을 맡았던 Y법무법인은 이달 초 “계약 조건을 근거로 최근 용인시에 재판이 마무리된 만큼 성공사례금 문제를 협의하자”고 구두로 알려왔다.
시와 Y법무법인은 변호사 선임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임료로 착수금 15억원, 재판 결과 시가 얻는 경제적 이득에 따른 성공사례금을 최대 15억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본 회의장에서 정 의원은 “현재 중재판정이 끝나고 Y법무법인에서 성공사례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시장은 지급할 것이냐"고 김 시장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김학규 시장은 “중재판정 결과가 패소된 상황에서 성공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회관념상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 한다”면서 “그러나 Y법무법인과의 약정서에 따르면 용인시가 얻는 총 경제적 이익에서는 상대방이 주장한 금액의 감액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시의 고문변호사에 법률검토를 의뢰해 놓았기 때문에 자문결과를 토대로 성공보수 지급여부를 신중하게 처리토록 하겠다”면서 “아직 Y법무법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성공보수 지급청구가 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의원은 “결국 (주)용인경전철가 원하는 부분에 가깝게 중재판정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Y법무법인은 승소를 했다고 여러 가지 사안을 들이대면서 얘기를 할 것이고, 성공보수에 대한 것을 요구할 텐데 본 의원은 납득할 수가 없다”면서 “왜냐면 용인시가 제시한 금액에 가깝지도 않고, 판정 결과를 보면 누가 이것을 이겼다고 하겠느냐. 이것이 의회에 만약 올라온다면 본 의원은 승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의 반응도 떨떠름하다. 재판이 사실상 패소로 끝났고, (주)용인경전철이 요구한 금액에서 겨우 2억원 가량이 줄었다는 것과 또 시가 부실시공 등을 이유로 (주)용인경전철에 지급을 요구한 2천600여억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가 시행사에 거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이 내려진 상황에서 성공사례금까지 지급하는 것은 시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면서 “재판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Y법무법인 측과의 원만하게 협의될 수 있도록 자문변호사 등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Y법무법인 담당 변호사는 “약정대로 성공사례금을 받아야 하지만 금액이 문제”라며 "시와 금액 부분에 대해 잘 협의 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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