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답사를 다녀와서

 

김영미(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와 함께한 시작은 설레임보다는 귀찮다는 생각을 하며 차에 올랐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다 둘러볼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과 함께 한편으론 ‘어떻게 되겠지’ 하는 포기 반으로 시간의 흐름은 시작되었다.


3시간을 달려온 함양지역은 나의 눈을 번쩍 뜨게 할 만큼 고즈넉함과 수백 년의 시간을 간직한 나무들을 보면서 도심지와는 다른 소박함과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그루터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때를 상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치원이 함양대수로 있을 때 누각에 자주 올랐다는 학사루도 보았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시를 짓고 몸과 마음을 닦았다는 학사루와 그 둘레의 자연풍광을 둘러보면서 ‘옛날의 선비는 자연을 벗하고 그 자연의 기풍을 닮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는 어떤가? 나의 범잡함을 무엇으로 풀려고 하였는가?’ 현대 문명의 기기로 나 자신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였다.


다시 일두 정여창 고택을 방문하게 되었다. 3000평의 너른 대지 위에 사랑채 안채 별당 가묘 곳간 등 일두 선생의 소양과 기풍이 느껴졌으며 아파트 생활에만 익숙한 나로서는 말할 수 없는 편안함과 익숙함이 느껴졌다.


한국적 정원과 집안 곳곳의 조그마한 쓰임까지 영특함과 그 의미는 나로 하여금 자신의 것은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다.


세계화라는 이영아래 우린 얼마나 나의 것보다 다른 서양문물만 독경하고 살아왔는지 이젠 용인시의 문학답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냥 무심코 바라보는 답사가 아닌 왜 그런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해설사와 함께 하면서 흥미가 더 해 갔고 정말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더불어 용인시가 시민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해 주어 가정에만 있던 나에게 마음의 여유로움과 부부의 정도 깊게 해주는 시간을 주어 너무도 감사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의 자연과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껴보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이젠 나에게 허락해야겠다. 이런 여유로움을, 풍요로움을 돌아가는 발길이 가볍고 넓어진 가슴으로 오늘 우리아이들에게 어떤 마음의 사랑을 나누어줄까 설레어 진다. 오늘 이 저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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