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용인시 축구센터 상임이사인 조모씨가 비상임이사인 용인시의회 이상철 의장에게 나이값을 하려다 망신살이 뻗쳤다.
그는 8명에 이르는 축구센터 이사진 회식자리에서 건배제의를 했다.
그러나 이의장이 머뭇거리자 이 의장에게 "내가 위야..."라고 자신의 말을 들으라는 뜻으로 소리쳤다.
이에 기분이 상한 이 의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당항한 조씨는 "(직급이 아니라)나이로 위라고..."라며 무마하려했다.
이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눈치 챈 조씨는 의장실로 세 차례 찾아가 사과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이전부터 비슷한 일로 좋지않은 감정이 쌓인 이 의장은 사과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는 12월 1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2011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축구센터에 대해 강도높은 감사를 벌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물론 행정사무감사는 두 사람간에 벌어진 해프닝과는 전혀 별개로 계획된 것이다.
축구센터에는 용인시 예산 20억원, 110여명에 이르는 선수들의 학부모가 내는 수업료 25억원 등 연간 40억~5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돈이 투입된다.
이에 반해 별다른 효과가 없으며 운영이 방만하게 이뤄진다는 지적과 함께 '무용론'까지 제기돼 왔다.
최근엔 시의원들과 집행부간의 간담회에서 빚더미에 앉은 용인시의 재정확보를 위해 축구센터를 매각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년 임기의 상임이사의 임기가 11월26일 만료되기 직전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보복성 감사라는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장과 조씨간의 감정대립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행정사무감사다.
따라서 보복성감사라고 왜곡돼서는 안된다는 여론이다.
상당수 시민들과 시의원들은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축구센터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쳐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축구센터 상임이사는 연봉 7천500만원에 연간 판공비가 2천500만원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자리다.
그만큼 축구센터에서 상임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용인시장이 시청 국장 출신인 조씨를 상임이사로 임명한 것은 깊은 신뢰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 걸맞는 처신을 하지 못하고, 비상임 이사들과 마찰을 빚는다면 적임자라고 보기 힘들다.
민선 4기 당시 서정석 시장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러 구설수를 탄 적이 있다.
신갈소재 한정식 식당에서 열린 망년회 자리였다.
서시장은 시의원과 국장등이 모인 자리에서 현 부의장인 이우현 의원에게 반말을 하며 나이값을 하려다 망신을 당했다.
당시 필자가 이 문제를 취재하자 이 부의장은 당시 "서시장이 나보다 연장자인데...조용히 넘어갔으면 좋겠다"면서 서 시장보다 더 어른다운 처세를 해 대조를 이뤘다.
나이대접은 입으로만 받는 것이 아니다.
인품으로,덕으로 상대방을 대할 때 나이 대접을 받는 것이다.

김찬형 기자  kch-878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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