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5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쟁적으로 청사를 건립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뚜렷한 원칙도 없이 청사 내에 업무공간 면적의 몇 배에 이르는 도서관, 공연장, 복지회관 등 각종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여 청사의 규모를 부풀렸다. 또 운영비용 등을 검토하지 아니한 채 시설의 내?외장재를 고급화하고 외관을 꾸미는 데에만 치중하여 에너지 낭비형 구조로 청사를 건설하는 등 호화청사를 건립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호화청사의 대명사로 불렸던 용인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행정안전부는 법정시한인 오는 8월 4일까지 청사면적을 축소하지 못하면 해당 지자체에 보통교부세 축소 등 각종 페널티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법정시한이 다가오면서 용인시도 행안부가 제시한 기준까지 청사면적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전전긍긍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호화청사의 대명사 ‘용인시청’
수 천억원을 들여 호화청사를 지어놓은 용인시가 청사 면적을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기준까지 줄이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17일 용인시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자체 호화·과대 청사를 막기 위해 공무원 수 등 인구비례에 의한 시·군별 청사 기준 면적을 제시한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해 8월5일 시행에 들어갔다.
행안부는 기준 면적보다 넓은 청사의 경우 1년 이내인 오는 8월4일까지 모두 줄이도록 지시했고, 청사 면적 권고 기준을 초과하는 지방자치단체에는 보통교부세를 삭감하는 등 행정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체 청사 연면적이 3만2천928㎡(총 면적 7만9천572㎡ 중 주차장 및 다른 시설 면적 제외)인 용인시청(문화복지 행정타운)은 청사 면적을 행안부가 제시한 기준 면적 2만214㎡를 맞추기 위해서는 1만2천여㎡를 축소해야 한다.
시장실 면적 또한 현재 3만482㎡에서 행안부가 제시한 기준 면적 132㎡를 맞추기 위해서는 1만7천282㎡를 축소해야 한다.

시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사무실 면적 1000여㎡를 줄여 민주평통, 예비군중대, 용인시시민장학회 등 산하 기관 및 유관 단체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도 시장실을 포함해 조직개편 등을 통해 각 실·과·소 사무실 2000~3000㎡를 축소할 계획으로 현재 16층 건물 꼭대기 층에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서 있는데 이곳을 ‘작은소리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고, 16층 구내식당은 카페테리아로 조치할 계획이다. 14층은 도시사업소를 배치(4과)하고 13층은 상하수도사업소를 배치(3과)할 계획이다.
10층은 CCTV종합관제센터를 설치, 4층은 시민무료법률 상담센터와 행정역사도서관 그리고 자원봉사센터교육장, 시민사랑방, 북카페 등 시민편익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2층 복도에는 도서정원을 만들 계획이고, 1층 로비는 용인시 관내기업 제품전시관 설치, 사회적기업 판매부스, 무한돌봄센터, 용인시 행정역사 전시실, 용인시추대작가 전시실 등이 설치된다.
지하1층은 자원봉사센터, 지하1층 로비에는 용인시 참전용사 기념전시실이 추가로 들어설 계획이다. 지하2층은 시민문화강좌실, CCTV종합관제센터 서버, 시민독서실, 시민전산교육장 등이 설치 될 계획이다. 또 부속건물은 드림스타트센터로 활용되고, 에이스홀도 전문공연장으로 사용, 철쭉실은 공연준비실로 활용, 전나무실은 시민예식장으로 활용, 2층 카페테리아는 시민예식장 전용음식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6월 실시설계를 마치고 7월부터 공사에 들어 갈 계획이다.

▲ 시 측, 시민 편익시설로 활용 계획
시관계자는 “용인시 복합행정타운이 시민을 위한 행정ㆍ편의ㆍ복지ㆍ문화시설 등을 유치하다 보니 일반 청사보다 커졌지만 넓은 공간을 북카페, 공연장 등 시민 편익시설로 다시 디자인 할 계획”이라며 “행자부의 지침대로 오는 8월 4일 까지 특단의 조치를 내세워서 어떻게든지 면적에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좀 아쉬운 것은 법적인 규정에 들어가는 어린이집, 민방위대피소 등 이런 곳은 면적에서 제외 시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군의 실정도 이해줘야 하는데 위에서는 무족건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지시가 내려오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기준 이상의 청사 면적은 법령에 따라 반드시 줄여야 하며,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오는 8월4일까지 청사 면적을 기준에 따르지 않은 지자체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와 협의해 보통교부세 산정 시 페널티를 부여하는 등 각종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와 함께 청사면적 축소 우수 지자체 사례를 발굴해 확산시키는 등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청사면적 축소를 계속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8월까지 규모를 줄여야 하는 호화 청사는 전국 2백 44개 자치단체 청사 가운데 20%가 넘는 49개에 이른다. 특히 경기도 내에는 용인과 성남, 부천, 화성, 양평, 연천 등 6개 시·군이 법정 면적을 초과했다. 그 규모는 ▲용인 1만533㎡ ▲성남 1만5613㎡ ▲화성 4976㎡ ▲연천 2074㎡ ▲부천 797㎡ ▲양평 455㎡ 등이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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