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 여,야 의원들이 당론에 매몰돼 두 차례나  부결했던 ‘용인시학교급식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 이 지난 달 29일 통과된 이면에는 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을 지킨 몇몇 의원들이 있었다.

초선의원들은 당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이들의 먹거리 문제는 흑백논리나 표대결이 아니라 소신으로 풀어야 한다'는 철칙을 몸소 실천한  초선의원이 있다.

한나라당 정성환 시의원을  만나 그의 소신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지난 10월18일 153회 임시회와 11월25일 열린 154회 정례회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표대결에 나서 두 차례나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이같은 와중에 민주당 의원들은 거제도에서 열린 연찬회에 대거 불참하는 '반쪽짜리 연찬회'를 강행, 반신불수 의회를 만들었다.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부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경기도내 31개 시, 군 가운데 용인시만 무상급식조례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했고,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시 자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용인시로서는 다급할 수 밖에 없었다.

급기야 집행부는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역시 시의회는 또 다시 편싸움 표결끝에 부결처리했다.

여론이 급격히 악회되자, 결국 시의원들이 입법발의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시의회 2차 본회의장. 

시의원들의 발의안 개정안을 놓고  용인시의원 25명이 표결에 나섰다.

 결과는 14명 찬성, 10명 반대, 1명 기권.

우역곡절끝에 시의원들이 발의한  '용인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정성환 의원은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은 당론보다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켰다.
그는 “무상급식 조례안 통과는 당론으로 정하기보다는 각자의 소신대로 찬성표를 던진 몇몇 의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투표를 하기전에 우리 자녀들의 먹거리를 논하는 자리인 만큼 너무 정치적 성향으로 무상급식 조례 안을 쟁점화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들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상급식은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영구적 사업으로 무엇보다 시 예산안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무리하게 선심성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시 대형사업들처럼 예산이 문제되어 일관성 없는 사업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또  “그러기 때문에 무리하게 재원을 다른 사업에서 빼온다면 지역 현안에 시급한 사업들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처음엔 반대를 했다”며 “집행부에서 사업비 안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찬성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론에 반해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지 않느냐, 선배나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할 것이 걱정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시의원들은 한나라당의원, 민주당의원을 논하기에 앞서 용인시민을 대변하는 역할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제 소신으로 결정한만큼 후회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배 의원님들에게 배우기를 의원들간에 서로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웠고, 저와 뜻을 달리한 의원들도 저의 결정을 존중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보여준 소신 있는 행동에 대해 공직사회를 비롯해 주변에서는 “그의 소신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번 의회에서 당론에 얽매인 패거리 투표행태를 버리고, 소신투표의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 의원은 “저 뿐만이 아니라 용인시의회 의원 모두들 어떤 사안을 놓고 항상 많은 고민을 한다”며 “이번 무상급식 조례안 투표에서 제 행동이 어떠한 의미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무상급식 조례가 통과된 만큼 무상급식이 평탄하게 자리잡도록 더 노력하고 , 시의회와 집행부가 협력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면서 “최선을 다한 뒤 좋은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제가 현 위치에서 하려는 것이 무엇이냐가 참 중요하고, 목적의식이 없다면 이리저리 휩쓸리다 아무것도 이룬게 없는 허무한 삶이 될 것”이라며 “패거리 문화에 익숙한 자들은 본인의 목표가 없는 사람이고, 삶에 용기와 자신감이 없어 자신의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 임기 동안 객관성을 잃지 않고 시민의 시각에서 동료의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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