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현변전소 공사현장에서 빗물과 함께 토사가 유출돼 인근 농경지에 4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용인시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모현면 초부리 435-2번지 외 15필지에 연면적 2,860㎡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의 154kV 모현변전소 건립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이 발주한 이 공사는 2007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예정된 사업으로 D업체가 시공을 맡고 있다.

그런데 공사현장 인근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 7명이 변전소 공사현장에서 유입된 토사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했지만 D업체와 한전 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법적 대응을 추진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피해 주민들은 지난 달 12일 오전 9시 10분경 모현면에 2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릴 당시 변전소 공사 현장에 방치돼 있던 토사가 빗물과 함께 농경지로 쓸려 내려와 비닐하우스 110동에 재배하던 농작물 전량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특히 변전소 공사현장이 당초 산이었던 곳이라 수목 제거와 절토 및 성토작업 등으로 공사 부지가 토사 노출에 불가피한 상황이고 농경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집중호우 시 벌어질 일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시공사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주민은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장마철에는 가급적 공사를 피하거나 부득이하게 하게 될 공사라면 현장을 잘 다지거나 방책을 설치해 토사유출을 최소화 했어야 했다”며 “수목을 제거하고 현장을 그대로 방치한 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같은 피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변전소 공사가 시행되기 전 수 십년 동안 이곳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침수피해는 있었어도 이번처럼 토사유출로 인한 피해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농작물 피해는 전적으로 이 공사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피해액은 비닐하우스 1동당 400만원 이상의 농작물 수확이 가능했던 것을 감안 총 110동 비닐하우스 4억 4천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공을 맡고 있는 D업체와 현장을 감독하고 있는 한국전력은 이번 피해가 공사현장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피해 주민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모현변전소 공사 현장소장 L씨는 “공사를 위해 땅을 파서 흙을 모아놓았는데 시간당 강수량이 많아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천재지변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민들과 원만히 범위를 좁혀 접근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측 현장감독은 Y씨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그는 “당시 경안천 수위가 높아져 침수가 된 것이지 변전소 공사와는 크게 관련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공사 부분은 D업체에 수주했기 때문에 그쪽에서 알아서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피해 주민들은 피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달 14일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한 상태로 현재 내용증명을 주고받는 등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4kV 모현변전소 건립사업은 초부리 전원형 복합주거단지 신규수요전력에 대비하고 용인경전철 전력공급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공사가 진행돼 현재 60~7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