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혈세 퍼주더니... 결국 용인대에 기증한 꼴.”

2004년 용인대학교가 부지를 제공하고 용인시 예산 13억을 투입해 건립된 용인대 골프연습장. 시민을 위한 골프연습장으로 명분을 내세워 지어졌을 테지만, 정작 용인시민에게 주어진 혜택은 하나도 없었다.

23일 용인시와 용인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9월 삼가동 117-8번지 일원 1만 1234㎡ 부지에 지상 2층 규모 골프연습장이 들어섰다. 이 연습장은 용인시와 용인대의 협약에 따라 시가 건설비용에 대해 보조금 13억 3천만원을 내주고 소유권은 용인대에 넘겼다.

조건은 용인대가 골프연습장 관리 및 운영에 대한 전반적 책임을 지고 용인시민의 상시이용과 용인시 관내 골프선수의 무료 사용.

그런데 최근 용인대 골프연습장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용인시가 용인시민과 관내 골프선수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어준 용인대 골프장이 정작 시민과 골프선수를 위한 혜택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는 것.

용인대 평생교육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용인대학교 골프연습장은 아카데미와 월 이용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골프학과 및 교양강좌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을 포함하면 150~200명 정도가 연습장을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연습장 이용료 기준은 용인대와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시민이 골프연습장을 이용하려면 아카데미와 월 이용 모두 100%를 내야하는 반면 용인대 관계자는 최대 5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용인대 교직원의 경우 일반인이 내는 월 이용료 9만 6천원의 절반 가격인 4만 8천원을 받고 있다. 용인대 졸업생은 10% 할인된 8만 4천원, 재학생은 6만원이다. 골프학과 전공 학생에게는 돈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용인시 관내 골프선수 무료이용에 대한 항목은 없다. 관내 골프선수가 용인대학교 골프연습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는 것.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용인시 한 인사는 용인대 골프연습장의 주된 고객이 공무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용인시민 세금으로 지어준 골프연습장에서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무원에게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골프연습장 확인 결과 실제로 공무원에게는 아카데미 등록시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연습장 측은 지난해까지 30% 할인혜택이 있었지만 경기가 어려워져 그나마 20%로 내렸다고 밝혔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형평성에 어긋나다는 반응이다.

삼가동에 사는 시민 박모씨는 “매번 용인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학교에다 퍼주기만 하고 정작 중요한 시민들에 대한 편의는 뒷전”이라며 “세금으로 지어준 연습장에서 누구에겐 할인혜택을 주고 누구는 돈을 다 내라 하는 건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용인대 관계자는 “안 그래도 시 예산으로 골프연습장을 지어줬다는 사실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하지만 월 회비가 용인지역 다른 골프연습장에 비해 30%정도 싼 것으로 이미 혜택이 주어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혜택 같은 경우는 행정안전부로부터 공무원에 대한 혜택이 주어지도록 공문이 와서 어쩔 수 없이 해 주고 있는 사안”이라며 “월 이용 할인혜택이 아닌 아카데미만 할인되고 있는 것으로 올해부터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에게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