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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13총선, 민(民)의 받들어야...’
지난 4·13 총선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16년만의 여소야대, 국민의당의 캐스팅 보드 역할 등이 그렇다. 새누리당의 오만에 대한 준엄한 국민적 심판과 공천파동,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에 대한 얘기도 들리고, 더불어민주당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평도 한다.

여당을 심판하겠다고 결심한 민심은 야권 분열의 구도마저도 넘어섰다. 특히 ‘1여 다야’ 구도가 집중된 수도권 유권자들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더민주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었다. 지역구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사실상의 후보단일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 더민주는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나 일약 제1당의 위치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더민주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은, 유권자들이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을 많이 지지하며 교차투표를 한데서 나타난다. 유권자들은 여당에게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아낌없이 표를 몰아줄 정도로 더민주가 미덥지는 않았다.

그런 제1야당을 견제하며 경쟁을 벌일 또 다른 정당인 국민의당에게 더민주 보다도 높은 정당득표율을 안겨준 이유가 그것이다. 더구나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더민주에게 완승을 거둔 점도, 더민주가 오히려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낳았다. 제1야당은 여당을 심판했고, 다시 제2야당은 제1당을 견제하는 3당구도가 펼쳐진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어느 한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지 않았다. 여야 모두에 냉엄한 민심의 회초리를 들었다.

이처럼 민심은 변덕스럽지만 참으로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투표로 드러난 국민의 뜻을 어떻게 수용하느냐는 정치인의 몫이다.

민심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 또한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다. 국민을 하늘로 보고 겸허히 받드느냐, 아니면 노예로 보고 업신여기느냐도 정치인의 마음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극과 극일 것이다. 선거 후 앵무새처럼 지저귀는 ‘민심에 대한 겸허한 다짐’이 이번에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제20대 국회는 무엇보다 한층 성숙해진 민주질서를 안착시키고 정치문화를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민생과 경제를 살려 나가야 한다. 여야의 총선 공천 과정은 국민을 실망케 했다. 특정 보스가 공천을 주무르는 퇴행적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공천은 능력과 인품을 갖춘 인재를 뽑아 유권자들에게 선택해 달라는 정당의 정치 행위다. 현역 의원이라 해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고, 특정 계파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아서도 안 되는 것이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은 모두가 낙제점이었다. 제20대 국회는 이 같은 국민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국가의 미래비전을 만드는데 그 어느 국회 때보다도 더욱 매진해야 한다. 즉, 정치가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하고 국민의 삶의 질적 발전을 확보하기 위한 진정한 고뇌와 성찰이 필요한 때다.

특히 국회의원이 국정과제와 민생문제에 관심을 쏟고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비판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선거 후유증도 걱정이다. 총선 직후 선거 과정에서 마구잡이로 전개된 흑색선전과 고소, 고발 등으로 볼 때 각 선거구가 심각한 선거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와 선거 관계자들은 이 같은 후유증을 씻고, 지역화합에 앞장서야 한다.

박재호 기자  insky1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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