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보호구역 내에서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려다 군(軍)의 반대로 무산위기에 놓였던 민원인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도움으로 재추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용인시청에서 이동신문고를 열어 한 건설업체가 육군 55사단을 상대로 ‘군사보호구역 내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며 낸 민원에 대해 군 부대 측이 재검토하도록 조정했다.

권익위는 이날 오전 처인구 포곡읍 둔전리 78-1일대 공동주택 건설 예정부지를 방문한 뒤 시청 4층 정책토론실에서 민원인과 육군 제55보병사단, 용인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공동주택사업 시행사 대표 최모씨는 지난해 6월 시가화예정지 둔전리 17만3천여㎡ 부지에 지상 27층 높이의 아파트 1천950세대를 짓겠다며 시에 지구단위계획을 신청했으나 군 부대측의 부동의로 지구단위계획 신청을 자진 취소했다.

당시 군부대측은 이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항공기와 헬기 등이 오가는 지역인데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예하 포병부대와 항공대의 작전수행에 차질과 안전상 위험하다며 부동의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란 이유로 공동주택 사업이 불허되는 것은 지나친 규제이고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지난 4월 8일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한 달여 간 용인시, 군부대, 최씨 3자를 대상으로 조정 작업을 벌여왔다.

시와 군은 권익위의 이번 조정에 따라 민원인이 지구단위계획을 재신청하면 군사보호구역 내에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한지 여부를 면밀하게 재검토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군 작전수행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한 지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취지에 관련기관이 의견을 모았다”며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를 할 수 있게 된 점에서 이번 조정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군사시설보호구역 내에서 부동의 된 민간사업이 재추진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안”이라며 “군의 동의를 받아 사업이 재추진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