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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콩은 인간 수수함의 발견’


▲     평론가 이인아氏©용인뉴스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취미 생활을 한다. 그것이 문학이든, 영화이든, 스포츠이든 그것으로부터 즐거움을 찾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즐거움과 함께 나름대로의 또 다른 해석을 해 본다.


최근 DVD한 편을 보았다. 제목은 킹콩이다. 킹콩은 1930년대 만들어진 흑백영화 킹콩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오락영화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재미를 주는 영화이지만 1930년대 미국사회(경제대공황)를 들여다보고 문명과 미개의 충돌이라는 생각거리를 갖게 한다.


대통령은 물러가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는 시위대의 모습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시민들과 급료를 받지 못하고 일자리를 잃은 앤이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노점상의 사과를 슬쩍 훔치는 장면들에서 경제대공황을 겪고 있는 미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스쳐지나갈 수 있는 뭔가를 찾는 것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다.


칼 덴헴은 사건을 일으키는 중심인물로 영화를 찍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만큼 잔인하다. 대본을 안 쓰겠다고 하는 작가에게 돈을 준다며 시간을 끌어 결국 배를 타게 한다거나, 해골섬에 가기 싫다는 선장 몰래 배를 돌린다거나, 해골섬에서도 오로지 영화 찍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결국 해골섬에서 만난 킹콩까지도 생포하여 돈벌이로 이용하려한다. ‘짐승이 무슨 생각이 있어’ 그에게 있어서 킹콩은 단지 야생의 괴물일 뿐이다.인간의 이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한 단면인가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킹콩 쇼 무대에 거액의 출연료를 거부하고 킹콩을 지켜주려 애쓰는 앤이 있기에 위안을 삼을 수 있다. 문명세계에서 중시되고 있는 돈과 욕망에 물들지 않은 자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앤을 보며 반성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생각해 본다.


미국의 현대철학자 톰레이건의 동물옹호론에서는 ‘우리는 욕구와 취향, 믿음과 느낌을 가지며 과거에 대한 회상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는다. 기쁨과 고통, 만족과 좌절, 지속되는 삶과 갑작스런 죽음, 이 모든 것이 우리가 각자 경험하고 있는 삶의 질에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동물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성립한다. 동물도 삶의 경험적 주체로서 고유한 본래적 가치를 지니는 존재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라고 말한다.


동물이 본래적 가치를 갖는다는 생각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만이 그런 가치를 갖는다고 말한다. 정말 그런 줄 안다.


그러나 영화는 우리에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킹콩이 석양을 바라보며 앤에게 아름답다는 것을 표현할 때 가슴이 찡한 것은 왜 일까? 단지 멋진 영상의 기술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에게 생각할 그 무언가를 던져준다. 앤을 위해 T-렉스와 용감히 맞서는 킹콩,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순간에도 앤의 안전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면서 동물도 삶의 경험적 주체로서 고유한 본래적 가치를 지니는 존재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문명의 발달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준다. 그리고 우리는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우리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


그러기에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자꾸 뭔가를 잃어버리고 있다. 놓치고 있다. 그것이 위험에 빠진 자연생태계. 사라져가는 동물일 수도 있고, 인간의 순수함일 수 있고, 정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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