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용인시 예산낭비우려사업’- ③ '용인 경전철'

용인경전철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 강성구 공동대표

지난 2005년 11월, 용인경전철(일명 에버라인)과 관련하여 시민 및 시민단체들은 “개통시의 승객 예상 수요인원을 14만6천여 명 이상을 제시한 용인시 계획에 대하여 실현가능성이 없다”며 우려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하지만 용인시는 이를 무시 한 채 협약을 강행했다. 

그 결과 언론 보도 등 체결된 협약에 의거, 경전철 운영에 따른 최소운임수익 보장(MRG)과 환승할인 지원액 등 으로 시는 향후 30년간 최대 8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용인시 재정으로 부담해야 하는 정말 상상하기 조차 싫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한다.
용인시가 용인경전철 직영체제로 전환 추진한다지만 소송에 대한 문제, 인계비용, 운행에 따르는 금전적인 부분 등 여러 문제들도 해결하기에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들의 사업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나 주민여론과 정확한 조사 없이 무리하게 시설을 건립한 예산낭비우려사업에 대해 중앙부처는 물론 용인시의회는 앞으로 철저한 세금 감시 및 지도점검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조사 결과 위법사례가 발견되면 관계자들에 대해 엄중한 조치와 처벌이 이뤄져야 하고 이 같은 용인시의 우(優)를 범하지 않도록 사전의 예방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1년 용인시 예산낭비우려사업’ 점검 대상으로 지목된 마지막 사업은 용인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사업비도 가장 많이 투입됐지만 시운전까지 마치고도 운행을 하지 못한 채 용인시와 시행사 간 마찰을 빚고 있는 ‘용인 경량전철 건설’이다.

▶ 용인경전철㈜, 국제중재 신청…법정 다툼으로

용인시의 급증하는 교통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장기적으로 쾌적한 도시교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환경친화적인 간선대중교통수단인 경량전철서비스를 제공하여 수도권 전철망과 연계해 균형 있는 도시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에서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1996년 첫 검토에 들어간 뒤 2005년 11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시는 국비 1천313억4천5백만원, 도비 65억6천5백만원, 시군비 1천247억8천만원, 기타 7천500억1천8백만원으로 총 사업비 1조 127억을 들여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규모는 역사 15개, 차량기지 1개로 기흥구갈 ~동백지구 ~행정타운(용인대) ~명지대 ~용인시내 ~포곡 전대리 까지의 노선으로 총연장 18.143km다.
시행자는 캐나다 봄바디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민간 컨소시엄인용인경전철(주)로 추진 방식은 준공과 동시에 당해시설의 소유권이 시행주체인 용인시로 귀속되며 사업시행자에게 30년간 시설관리운영권을 인정하는 BTO(Build Transfer Operate)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착공 5년만인 지난해 6월 준공을 앞두고 시는 소음 민원과 시설물에 하자가 있기 때문에 시민의 안전한 탑승을 위해 모든 공사를 완료해야 준공승인을 해주겠다며 용인경전철㈜에 대해 승인을 거부했다.
용인시가 준공확인을 거부하면서 용인경전철㈜은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고, 지난 1월 용인경전철㈜은 시에 사업해지를 통보했다. 시도 역시 지난 3월 시행사 측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일부 시설공사가 부실공사라고 주장하는 시와 시가 아무런 근거 없이 준공 및 개통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용인경전철㈜가 맞서고 나섰다. 결국 시를 상대로 용인경전철 실시협약 해지에 따른 지급금 및 손해배상 등 7600억원의 지급을 구하는 중재를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ICA에 신청했다.

▶경전철 개통지연, 피해는 지역주민에게

또한 지난 2009년 말 예측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탑승객이 14만6000명에 달할 것이라 보고했지만, 전철 분당선 연장구간이 미 개통된 상태에서 경전철 개통이 이뤄진다면 이용자가 1/5도 못되는 3만명에 못 미칠 것으로 재분석됐다. 이에 따라 수요예측이 부풀려졌다는 지적과 함께 경전철이 운행하지 못하게 된 주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특히 교통이 불편한 동백지구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동백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 모씨(52)는 “동백지구가 분당 같은 편리한 도시가 될 줄 알고 이 지역으로 이사 왔는데 1년 넘게 경전철 개통 지연으로 집값만 떨어지고 있다”며 “아직도 동백지역은 택시나 버스 교통 체계가 좋지 않아 한 번 들어가면 오갈 수 없는 ‘동백섬’ 같아서 동백으로 이사 온 것과 용인시민이 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구갈동에 20년째 살고 있는 주부 김 모씨(45)는 “엄청난 시민의 혈세를 들여 지어놓고 이제 와서 개통을 하지 않는 것은 대체 뭐하는 짓이냐”며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해주지 않고 용인시와 용인경전철㈜이 서로 간의 입장만 챙기다보니 경전철 개통지연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주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경전철이 당장 개통될 경우 협약상 수요(14만6000명)와 개통 시 예상되는 수요(3만~5만명)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적자 운행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한 사업 진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전철을 이용하는 하루 승객이 3만~5만명에 불과할 경우, 시는 연간 300억~450억원(최소운임수입보장률 79.9% 적용)의 운임 손실을 시 예산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시, ‘용인 경전철공사’ 직영 추진

한편 용인시와 (주)용인경전철 등에 따르면 시는 적자운영비 보조금과 연간 운영비 등 수천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용인경전철을 직영체제로 전환하면서 별도의 공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용인시 박순옥 경전철 프로젝트팀 보좌관은 “경전철 운영을 담당할 별도 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수·인계 양해각서는 양자가 협의를 거쳐 작성한 뒤 이달 안으로 체결이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계획대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공사 설립을 마친 뒤 오는 10월 말까지 시설인수를 마치고 내년 초부터 경전철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공사 설립을 위해 조만간 공고를 내고 경전철 운영에 필요한 기술인력 40여명을 계약직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공사 설립 과정도 여전히 난관이 많다. 경전철 인수·인계 자금에 대해서도 시와 용인경전철㈜ 등 양자의 주장이 최대 3000억원까지 차이가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국제중재법원의 실시협약 미이행 및 운행 중지 등의 귀책사유가 어느 쪽에 더 크게 작용하느냐는 재판 결과에 따라 인수·인계 자금이 달라지듯이, 판결이 나와 봐야 그 동안의 용인경전철(주)와의 풀지 못한 문제들이 풀릴지 그 또한 아직 미지수 이다.
그리고 더욱이 용인 경전철이 공기업이라는 효율성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시민의 세금을 더 많이 낭비할 가능성 또한 우려된다.
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도 시민의 세금을 투입해 건립한 시설을 오랫동안 방치할 수 없어 시설인수 협상에 들어갔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고자 시도 경전철이 조기에 운영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경전철은 개통 전부터 부실공사, 소음, 조망권 등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도마위에 자주 올랐다. 특히 시가 부실시공 우려를 제기하고 시민의 안전한 탑승을 주장하며 준공승인 을 거부한 만큼 시민과 시민단체 등 지켜보는 눈이 많다.
“경전철 경우처럼 다시는 나쁜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그 돈으로 경전철이 아닌 다른 대체 교통수단을 계획했어야 맞다”라는 자성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용인아파트협의회, 용인이통장협의회, 용인YMCA, 동백사랑, 수지시민연대 등 15개 단체로 구성된 '용인경전철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가 발촉되면서 활동하고 있고, 시의회 차원의 특위도 구성되어 경전철의 문제점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노력중이다.

▶시민단체 및 지역 비난 여론 들끓어

용인경전철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 강성구 공동 대표는 “초기부터 경전철 사업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했던 시민들과 시민단체를 기만한 졸속적인 행정이었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당초 수요예측 결과대로 탑승객이 14만6000명에 달할 것이라 했지만 나중에 3만명에 못 미칠 것으로 재확인 됐는데, 결국 이 사업은 처음부터 사업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용인시 관계자와 민자사업자가 교통량을 무리하게 부풀렸던 것 아니냐”며 비난했다.
이어서 “협약 당사자간의 협약내용을 보면 경전철주식회사는 용인시민의 혈세를 담보로 30년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취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며 “총연장 18㎞의 경전철 건설비 1조억 넘게 투입되었다니 km당 606억 원이고, 용인시민 1인당 건설비 부담은 110만원으로 4인 가족 기준으로 440만원이고, 앞으로 30년 동안 경전철 운영에도 5조 7,764억 원까지 보조해 주어야 한다고 하니 시민 1인당 577만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시가 적자운영비 보조금과 연간 운영비 등 수천억의 막대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용인경전철을 자체 직영체제로 운영하기로 하고, 용인경전철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는데 공사를 설립해서 운영하기까지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 된다”며 “시가 5000억원이 넘는 시설인수비용은 지방채 발행과 모라토리엄 선언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신규 사업이나 주민 숙원사업은 대부분 중단해야 하는 심각한 사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또 수지시민연대 장진환 공동 대표는 “용인시는 체결되었던 협약서로 인해 용인시민의 혈세가 얼마나 불공정하게 집행되었고 향후 시 재정으로 메꾸어야 하는 실상을 명확하고 알기 쉬운 방식으로 공개하라”며 “앞으로 경전철과 같이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나쁜 선례를 다시는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리하고 기만적인 사업추진으로 시의 재정을 파탄 내려 한 시 관계자와 관련 민자사업자에게 반듯이 행정적,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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