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구제역 원인규명과 재발방지·환경오염 대책마련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구제역 특위)가 반쪽 자리로 전락,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첫 회의부터 김문수 도지사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간 공방으로 파행한 구제역 특위는 현장 조사도 양당 간 이견으로 한쪽만 참여한 채 이뤄지는 등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다.

2일 구제역 특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여주와 용인지역 매몰지 현지 조사에는 한나라당 의원 4명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만 참여해 이뤄졌다.

민주당 소속 윤화섭(안산5) 특위위원장과 임채호(안양3)·오완석(수원7)·홍정석(비례)·이재준(고양2) 의원 등 모두 5명이 참석해 용인시 백암면 등 매몰지 5곳을 찾아 구제역 침출수 관리 상태를 점검했다.

이날 현지 조사는 지난달 14~15일 포천과 여주지역 매몰지 조사 때와는 달리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 사전에 해당 지자체 등 관련기관에 통보하지 않고 당일 결정으로 이뤄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지조사 일정을 이틀 전에서야 전해 들었는데 사전 협의는커녕 장소 등에 대해서는 통보도 없었다"며 "특위 위원들에게도 비밀로 하는 특위 활동이 도대체 있을 수 있나.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특위활동을 보이콧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포천과 여주지역 현지조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사전 예고없이 매몰지를 불시에 방문한다고 미리부터 공지 했었다"며 "도지사 출석 때는 특위 본질과 목적에 충실한 활동이 먼저라고 목청을 높이던 한나라당이 활동을 개시하자 보이콧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제역 특위는 현지 조사일정을 마치고 오는 16일께 도 집행부로부터 재차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지만, 양당 간 갈등 상황이 계속될 경우 이 또한 반쪽짜리로 진행될 수 있다.

구제역 특위는 본격 활동에 앞서 김 지사의 증인 출석요구를 놓고 양당 간에 대립,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했다.

천진철 기자  cjc7692@naver.com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