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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일군 정직한 농부의 땀과 노력에 반했어요”예술과 농업 어우러진 카페 ‘호미’…‘예농문화’의 플랫폼 역할
‘순악질의 주말 FFM’ 통해 우리농산물 직거래장터 활성화 계획
<순악질여사 방송인 김미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한 시골마을에 특별한 카페가 오픈했다. ‘호미’라는 이름의 이 카페는 ‘순악질 농업법인’ 이라는 친환경 카페를 운영 중이다. 카페는 농산물직거래 장터를 마련해 동네농가에서 재배한 야채, 곡식을 판매하고, 매주 토요일마다 고품격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이 카페의 주인장은 바로 유명개그우먼 출신의 방송인 김미화(48)다. 지난 8일 용인뉴스가 흙 내음 가득한 그곳에서, 더없이 행복해하는 농사꾼 김미화를 만나봤다.

그동안 유명개그우먼으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지내왔던 방송인 김미화씨는 요즘 원삼면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카페 ‘호미’를 운영 중이다.

시골길 한편에 자리잡은 파란색 컨테이너 박스의 카페 ‘호미’는 김 씨의 남편 윤승호 교수의 ‘호’, 김미화의 ‘미’ 이렇게 이름 한 글자씩을 따서 만든 문화쉼터다. 그가 용인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생활한지가 벌써 9년이 됐다.

"친정아버지가 용인 신갈이 분이셔서 나이 들면 아버지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본능적인 끌림이 있었어요. 그래서 신갈은 복잡하고 해서 수년 전에 이곳에 땅은 마련했죠. 그래서 시골생활을 하면서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나눌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남편과 함께 카페를 만들었죠. 그리고 호미가 주는 어감이 정직한 농기구예요. 땅을 일구는 만큼 소득을 얻는 거죠. 그게 소박하고 예뻐서 이름을 호미라 했어요"

   

김 씨가 살고 있는 이곳은 버스도 잘 다니지 않고 물도 우물을 파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기 때문에 자연이 그만큼 지켜지는 것이고, 동네에서 일할 땐 전체 주민들이 함께 움직이며 서로 돕고 먹을 걸 나누는 그런 문화가 살아있어 좋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예전에 아빠를 따라 신갈에 내려왔을 때 마을 사람들이 잘해주고 시골만 가면 푸근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 기억들이 이곳에 살아있고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두레’가 남아 있어 ‘정’이 넘쳐서 좋아요.”

그녀는 농촌에 내려와서 자연에 순응하고 ‘호미’로 땅을 일구며 묵묵히 기다릴 줄 아는 농부의 삶에 반했다고 말한다. 또 농부들이 수고하는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FTA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부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농업인들을 돕는 것이 곧 도시의 젊은 사람들을 돕는 거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젊은 사람들이 좋은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대학생들, 특히 자취하는 학생들은 음식의 영양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데, 이러한 친구들의 영양을 생각하다가 만든 것이 바로 ‘카페 호미’예요”

   

김 씨는 시골에 와서 영양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도시의 젊은이들과 달리 시골 분들이 드시는 음식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 곳에서 직접 재배한 감자, 배추, 토마토, 달걀 등 너무 싱싱하고 좋아요. 이 농산물은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것들이어서 정말 놀라웠어요. 씹을수록 육질이 탱탱한 오골계와 시골닭, 방금 수확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 호화롭지 않지만, 정말 신선하고 담백한 유기농 농산물들을 도시의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먹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카페 호미를 만들어 문화와 농사가 있는 ‘순악질의 FFM(Farmer's Flea Market)’ 즉, 농산물 직거래시장을 운영하면서 도시와 농촌을 잇는 작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카페 호미는 ‘순악질의 FFM’을 위한 문화공간이자 예술과 농업이 어우러지는 예농문화藝農文化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현재는 손바닥만 한 구멍가게에 불과하지만 많은 분들이 카페에 오셔서 농산물을 구입해 가고 있어요. 앞으로는 ‘순악질의 주말 FFM’장터를 열어 우리농산물의 직거래 장터로, 문화, 예술공연장으로, 맛나는 먹거리 장터로, 가족의 피크닉 장소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김 씨는 이곳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이 경작한 농산물 직거래를 하고 음악회와 토크 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농사짓는 이곳 분들은 순수하고 욕심 없어요. 방송하는 사람으로서 마을 알리기 운동을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더라고요. 농부들이 직접 기르고 수확한 건강한 농산물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좋은 공간이 생겨서 동네 분들도 좋아하시고, 이곳을 찾는 분들도 행복해하니 저 또한 기뻐요”

   

그녀는 인터뷰 중간 중간 손님이 카페에 들어올 때마다 직접 달려가 인사를 하며 손님을 맞았다.
어찌나 살갑게 인사를 하는지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 같다.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중년 부부들, 젊은 연인들 모두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인터뷰 하는 내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저도 참 놀랍고 신기한게 어떻게들 알고 오는지 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요. 카페의 취지에 동참하려고 오는 분들도 있고, 그동안 방송을 안 했더니 보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아무튼 많은 분들이 이렇게 찾아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것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살고 좋은 일을 더 많이 해야겠어요”

김 씨는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배우며 농사짓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토마토, 채소 등 농사를 지어보니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고백한다. 게다가 농약 없이 유기농 농사를 짓다보니 그야말로 풀과의 전쟁이란다. 그래서 그녀가 찾아낸 방법이 태평농법이다.

“흙 만지는 걸 좋아해서 올 봄부터 주변에 농사지으시는 분들께 여쭤보며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에요. 논은 400평, 밭은 600평 정도 되는 밭에 감자, 고구마, 토마토, 옥수수, 땅콩, 채소까지 이것저것 많이 심었는데 농사짓는 게 보통 일이 아니예요. 가을에 김장할 배추도 1천 포기 정도 모종을 기르고 있어요. ‘태평농법’은 풀을 안 뽑고 농작물과 풀끼리 경쟁하며 자라게 하는 거죠. 그러면 농작물이 더 단단해지고 품이 좋아진다고 하더라구요. 참 좋은 농사법이예요”

   

김 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얘기하며 지난 10월 24일부터 MBN '천기누설'이라는 프로에 전격 투입돼 진행을 맡으며 다시 방송복귀를 선언했다.

“MBN ‘천기누설’은 각종 미스터리와 속설들을 파헤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제작 프로그램의 기획단계 부터 전 과정에 참여해 예능인 김미화의 모습을 되찾아 본연의 모습을 꾸밈없이 담을 계획입니다."

그녀는 그간 시골생활을 하며 자신의 SNS와 인터뷰 등을 통해 흙 만지고 씨 뿌리며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과 행복한 농사꾼의 마음을 ‘순악질 농사일기’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호미'로 일군 정직한 농부의 땀과 노력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그녀의 앞날에도 미소가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도시생활에서 농촌생활로 전환하면서 불편함도 많았을 텐데.

▲ 불편을 감수하려고 내려온 거다. 크게 불편을 느껴보진 않았다. 거미들이 거미줄 치는 것조차 정겹다. 집 주변에 뱀도 있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내가 삶 끝자락에 집을 지었을 때는 그 곤충이나 동물이나 그들의 터전을 빌려서 쓰는 거다. 그래서 함께 더불어 산다는 생각을 하니 그냥 좋다.

-마을 주민들과 벽 없이 잘 지내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농산물직거래 카페를 차리고 나서 농사짓는 분들이 자주 들리신다. 카페가 논밭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이분들이 농사지으시다가 너무 덥거나 찬물이 드시고 싶으면 냉커피 한 잔 마시러 들어오신다. 복장에서 재미가 있다. 밀짚모자에다 수건을 어깨에 두르고 장화신고 스스럼없이 들어와서 차 마시는 마신다. 또, 도심의 세련된 젊은이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온다. 그걸 바라보는 단상이 너무 재밌다. 한 무리는 밀짚모자를 쓰고 장화신은 채로 와서 차를 드시고, 한 무리는 세련된 젊은 친구들이 와서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고, 그런 게 재밌다.

- 귀농·귀촌인구가 매년 급증하는 추세인데, 경험자로서 조언 한마디 해준다면.

▲ 농촌 하면 땅파 먹고 살아야 하고 나이 먹고 내려와 농사짓는 곳 이러한 개념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여기 내려와서 좋은 공기 마시며, 좋은 물 먹고, 좋은 음식 먹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거꾸로 나이 들면 오히려 도시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 들면 몸이 노쇠해 농사짓기도 힘들고 몸이 아프면 병원 가는 것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병원도 가깝고 쇼핑도 쉽게 할 수 있는 도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남편도 간이 안 좋았다가 여기 약수 마시더니 많이 좋아졌다. 좋은 혜택을 젊을 때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안타깝다. 왜 좋은 공기 못 마시고 답답한 아파트와 매연 많은 곳에서 살아야 하는지...여기 내려와 생활하는 20~30대 젊은 부모들은 정말 의식이 깨어 있고 현명하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우리 젊을 땐 엄두를 못 냈지만 앞으로 우리나라도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명석 기자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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