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력을 인정받으며 용인 씨름의 명장으로 거듭난 연제윤 감독을 만나기 위해 지난 일 양지초등학교 씨름부를 찾아갔다. 오후 3시가 조금 안 된 시간. 양지초등학교 운동장은 하교하는 학생들 사이로 긴팔 체육복을 겹겹이 껴입은 학생 두 명이 땡볕에 땀을 흘리며 뛰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대회를 앞두고 체중감량을 위해 운동중인 양지초등학교 씨름부 핵심 선수다. 한편 감독과 또 다른 선수들은 학교와 조금 떨어진 테니스장 내에 있었다. 새 씨름장이 건립되기 전까지 이곳 테니스장 내 임시 씨름장에서 훈련을 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하나같이 밝고 씩씩했고 선한 인상의 연제윤 감독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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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최초 초교 씨름부 전국대회 석권

용인은 2008년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초?중?고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며 씨름의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 뿌리에는 17년 전통을 자랑하는 양지초등학교 씨름부가 있다.

지난 4월 제45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양지초등학교 씨름부. 그리고 4달 뒤인 8월 중순 제9회 증평인삼배 전국장사 씨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 번 단체전 우승을 일궈내며 지난해 대회에 이어 2연패를 기록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양지초 씨름부는 이 기세를 이어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속초에서 열리는 제22회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에 출전해 다시 한 번 단체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공부와 운동 두 마리 토끼 잡는 선수들

연제윤 감독은 선수들이 어린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해 쉴 때는 확실히 쉬게 해주고 다른 학생들에 비해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해 준다. 그래서 선수들은 훈련 내내 눈에서 빛이 난다. 연 감독이 선수들에게 씨름을 부담 없이 재밌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는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 하는 부분을 해결했기에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양지초 씨름 선수들은 학교 성적도 대부분 상위권이다. 연 감독이 운동을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일부러 공부를 시키기도 하며 노력한 결과다.

선수들의 훈련 시간도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2시 반부터 5시 반까지 약 3시간으로 정해져 있어 훈련이 끝나고 학원에 가는 선수들도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선수들은 학업도 놓치지 않으며 운동을 하게 된다. 학부모들이 걱정 없이 씨름을 시킬 수 있는 이유다.
 
-단합된 힘이 기적을 만들다

“어떻게 해도 안 되는 팀이라서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선수들이 그걸 이기더라구요”
연 감독은 지난해 증평 대회를 우승할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그 당시 용일초등학교가 최우수 팀이었기 때문에 양지초등학교로서는 전력상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실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감독의 가슴을 뛰게 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길 수 없다고 본 경기를 선수들이 이겨내며 기적을 만든 것이다.

감독은 뜻하지 않은 순간에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보며 기쁘고 때론 큰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요즘도 감독은 당연히 이겨야 될 선수가 졌을 때 가능성이 보이지 않던 다른 선수들이 이겨주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처럼 선수들 간에 단결과 화합이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고 기적을 이뤄내 감독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연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예의를 강조하며 잘못한 일을 했을 경우 반성의 시간을 갖는데 이러한 일로 선수들이 보다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박재영 기자 yongin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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