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용인뉴스 마치 손을 흔들며 반기는 작은 부처님들의 조각상 | |
흔히들 사찰이라고 하면 신도들만이 찾는 곳으로 여겨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곳으로 인식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절이 있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절이란 인식보다는 마치 휴양지 같은 느낌을 주는 용인 '와우정사'가 바로 그 곳이다.
| ▲ ©용인뉴스 나무에 열매가 맺힌 듯한 연등의 모습 | |
마침 이날 석가탄신일을 하루 남겨 둔 상태라 와우정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나무나 거리에 줄지어 매달린 형형색색의 연등의 모습 또한 불교 최대의 행사인 석가탄신일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와우정사를 찾은 사람들은 나무 끝자락에 매달린 연등을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용인시 해곡동 산 43번지에 위치한 와우정사는 실향민 김해근 삼장법사가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사찰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의 불교를 교류한 본사이기도 하다. ‘소가 누워있는 절’ 이란 뜻을 지닌 와우정사. 그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유래도 다양하다. 절이 위치하고 있는 연화산이 소가 누운 형상을 닮았다는 설도 있고 부처님의 원래 이름인 고타마('소'라는 뜻) 싯달타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절 입구에 들어서면 황금빛의 부처님의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큰 귀와 반쯤 감긴 두 눈, 그 속에 풍기는 온화한 미소. 마치 여기를 찾는 모든 이의 시름을 다 들어줄 것만 같은 모습이다. 세계 최대의 불상으로 기네스북에 올라다는 불두의 높이는 무려 8미터. 그러나 현재 제작중인 불신이 완성되면 100여미터까지 이른다고 하니, 그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 ▲ © 용인뉴스 동전을 넣으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 | |
불두상을 지나 열반전에 이르는 길목에 자그마한 연못처럼 생긴 약수터가 보인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동전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로마 트레비분수처럼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반면 맞은편에는 통일을 기원하는 탑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 통일탑들은 세계 여러 곳에서 가지고 온 돌로 쌓아 만든 탑이라고 한다.
열반전에 이르면 높이 3미터 길이 12미터에 이르는 누워있는 부처님의 불상을 볼 수 있다. 이 불상은 인도네시아에서 들어온 향나무를 깎아 만든 것으로 불두상 만큼이나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팔을 머리에 두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부처님의 모습이 산 속에 울려 퍼지는 불경소리와 함께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와우정사에는 다른 절과 달리 장고한 역사도, 장엄한 풍경도 없지만 대신 세계 각국의 다양한 불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불상 박물관이라고 불리 울 만큼 인도, 미얀마, 스리랑카, 중국, 태국 등 무려 3천여점의 불상이 봉안되어 세계 각국의 고승과 불교계의 대표들이 이곳을 자주 방문한다고 한다. 사찰에 전시된 불상들 역시 각양각색의 크기와 모양을 지녔기 때문에 그 모습을 하나하나 감상하는 것도 와우정사를 즐기는 묘미 중 하나다.
사찰을 거닐다보면 원추형 모양의 돌탑들이 무리지어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엄청난 높이의 돌탑을 바라보니 돌탑을 쌓은 사람들의 시름과 근심이 얼마나 컸을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 밖에 와우정사에는 88올림픽때 타종했다는 무게가 12톤에 이르는 통일의 종과 우리나라 최대의 청동미륵반가사유상, 석조약사여래불 등이 자리잡고 있다.
한 시간 남짓 쉬엄쉬엄 사찰을 돌아보면 아름다운 연화산 덕분에 자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수많은 부처님을 모셔둔 이곳에서 바라보는 산의 경치는 도심에 꽉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기분이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과 다람쥐가 뛰어노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와우정사.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최상이 경관과 쾌감을 선사할거라 기대해 본다. 또한 와우정사의 부처님이 바라는 통일은 남북통일에서 나아가 세상 모든 사람들의 믿음과 사랑 등의 통일로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와우정사를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 용인 나들목을 빠져 나와 우회전을 하면 고가 밑에서 시외버스 터미널을 만나게 된다. 여기를 지나 첫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백암·원삼 방면으로 가는 57번 국도를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을 따라 15분 정도 가다 보면 길 왼편으로 와우정사를 알리는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문보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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