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용인시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의 기반시설 인수인계 협의문제 등으로 건립이 미뤄져 왔던 흥덕도서관 개관이 이번엔 시의 재정난으로 인해 또 다시 지연될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용인시에 따르면 LH는 10월 준공 목표로 기흥구 영덕동 흥덕택지지구 내 3천674㎡ 부지에 열람석 600석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4천494㎡) 규모의 도서관을 건립 중이다. LH는 개발이익 환원 차원에서 이 도서관을 용인시에 기부채납 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는 흥덕도서관의 운영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내년 2월로 예정됐던 개관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시는 도서구입비 및 시스템 설치 등 도서관 개관과 운영에 필요한 예산 18억원을 지난해 ‘2013년도 본예산’에 편성하려 했지만 경전철 소송비용 문제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단 한푼도 예산을 세우지 못했다.

또 지난 5월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정에서도 이 예산을 세워 반영하려 했지만 당시 모든 부분이 예산을 삭감하는 ‘감액 추경’이 이뤄지면서 사업비 반영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오는 10월 도서관이 준공돼도 운영예산이 없어 상당기간 빈 건물로 방치될 상황에 놓였다.

더구나 경기침체로 세수가 더욱 줄어 내년도 시의 예산규모가 올해(1조6천억원)보다 축소되고 가용재원도 고작 300억원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돼 예산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결국 도서관이 장기간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그동안 흥덕지구 입주민들은 흥덕지구내 공공도서관이 없어 도서관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기흥구청 근처 도서관을 가거나 영통에 있는 공공도서관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그러하기에 입주민들은 흥덕도서관 개관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려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흥덕택지지구내 일부 주민들은 시청게시판, 인터넷 카페 등에 “사실 흥덕택지지구내에는 공공도서관이 없어서 그동안 주민들이 기흥도서관이나 영통도서관을 이용해야 했는데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용하기에 참 많이 불편했다”면서 “이제 흥덕도서관이 개관한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기뻐했는데 예산이 없어 문을 열지 못한다는게 말이 되느냐. 이처럼 주민복지를 등한시할 바에야 차라리 수원시로 편입시켜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흥덕14단지에 사는 주부 김모씨(40)는 “경전철 빚 갚자고 예산을 세우지도 않고 주민복지를 등한시하는 용인시가 답답하다”면서 “다른 것도 아니고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새싹들이 학열을 불태울 공공도서관의 개관이 이렇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게 흥덕지구 입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경전철 문제에 따른 지방채 상환을 위해 용인시 전체가 재정을 긴축하는 상황에서 도서관 개관을 위한 예산 확보가 사실상 어려웠다”면서 “내년도 본예산에 사업비를 세워 내년 5∼6월까지는 반드시 개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흥덕택지지구는 2009년 2월 입주가 시작된 이후로 수년간 도서관 등 기반시설 건립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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