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찬란함의 대명사이다. 언제나 환하고 부드럽고 뭔가 좋은 희망이 아지랑이처럼 송글 송글 다가올 것만 같은 그런 계절이다.

그러나 요즘은 황사로 인해 희뿌연 하늘 속의 태양이 그리워진다.

두꺼운 겨울옷 속에서 봄이오면 무엇인가를 하겠다며 다짐을 했지만 막상 봄이오면 어설픈 각시마냥 이리 저리 돌아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또, 때때로 왜이리 추운 것인지.
따뜻한가 싶다가도 매서운 꽃샘추위가 손을 비비게 만든다.

꼭 요새 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처럼.

스스로 인식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언론의 요란함에 아! 세상이 점점 살기 힘들구나 하며 한숨이 나온다.

소비자보호원이 작성하는 생필품 가격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80개 생필품 중 50개 이상이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살인적인 전세·월세 파동에 더해 일본의 재해로 당장 우리밥상의 동태찌게마져도 마음놓고 먹을 수 없음에 말이다.

촉촉한 봄비가 내려 건조한 계절을 적셔주어야 하는데 방사능이 포함돼 내린다 하여 공포감을 조성하고 몸에 좋긴 하지만 미역·김 등 요오드 성분을 인위적으로 더 먹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는 국민에게 방사능 오염이 어떤 것이고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 지나친 불안감은 피하면서도 경각심은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외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성추행, 부정 상속, 부끄러운 정치, 노사 불협화음 등과 작게는 술주정, 도박, 마약, 싸움 등등 세상은 각박한 사건들로 얼룩져 있다.

우린 왜 이리 바쁘고 험난한 세상을 우리 스스로 만들고 힘들어 하는지
어렸을땐 생각도 못했던 일상들을 우린 너무 많이 거치면서 아무런 의식없이 살아가고 있다.

조금쯤은 편안하게 살고 싶다.

나이 들어감에 그에 맞는 여유로움을 즐기고 살아야 할텐데 우리국민 의식과 대한민국은 우리에게 그러한 여유로움을 부여할만한 여력이 안되는 것인지....

이인향  so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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