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심각한 재정난…사업 취소 가능성 제기

“재산권 풀어 달라” 지역주민들 불만 고조

"장기간 재산권을 묶어 놓는 바람에 피해가 엄청나다, 당장 개발을 하던지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

지난 2007년 6월 용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모현면 초부리 일대를 전원형복합주거단지로 개발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3년이 넘도록  개발은 커녕 토지주택공사의 재정위기로 개발계획 백지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6백여가구 1천600여 주민들이 재산권 피해를 주장하며 조속한 개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지 주민 거센 반발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택지개발 주민대책위원회 임원들은 지난 11월 16일 성남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찾아 전원형복합주거단지 사업 지연으로 피해를 보는 마을주민들에 대한 책임은 토지주택공사와 용인시에 있다고 항의했다.

장창순 초부리택지개발 주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토지주택공사의 사업 전면 재검토등으로 개발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은 토지보상도 받지 못한 채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며 “개발을 하지 못할 거면 재산권 행사라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초 이 사업은 ‘2020용인도시기본계획’의 일환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부권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됐다.

이를 위해 용인시는 지난 2009년 모현면 초부리 일원 95만9천㎡ 부지에 전원형복합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모현지구 도시개발구역 지구 지정을 고시했다.

#당초 계획은?

기본계획을 세운 토지주택공사는 지난 2009년 말까지 토지보상을 완료하고 오는 2013년 말까지 총 3천900가구 규모의 전원형복합주거단지를 완공키로 했다.

그러나 시행사인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으로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대규모 부채로 이유로 용인을 비롯한 전국 414개 개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벽에 부딪히게 된다.

더욱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 절차에 대한 사항은 빠르게 진행돼 2007년 개발행위제한지역으로 지정, 2009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등 법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지역 주민들은 4년째 건물 신축이나 증축을 할 수 없는 상태고 공장, 상가, 주택 등도 수년째 임대가 되지 않는 등 피해는 커져가고 있다.

장창순 부위원장은 “초부리는 2007년부터 재산권 행사가 제한돼 주민들이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용인시와 토지주택공사가 빠른 시일 내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개발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토지주택공사에서는 도시개발구역 지구로 지정이 되어 있어 2012년 8월까지 법을 풀 수 없어 재산권 행사도 어렵다고 한다”며 “만약 토지주택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면 시에서 민간컨소시엄을 통해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용인시 입장

시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의 사업에 대한 향후 계획을 받아봐야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시에 통보해 것이 없다”며 “토지주택공사의 사업 포기에 대비해 여러 가지 대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공익개발을 위해 시작된 사업인만큼 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주택공사 입장

토지주택공사 지역도시 개발처 김복식 처장은 “내부사정으로 지연된 초부리 일대 사업을 현재 전면 재검토 중에 있다”면서 “재정난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해도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용인 초부리 지역은 법적인 기간(3년)이내에 사업을 추진하면 되지만 사실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용인시와 협의를 하고 있다”며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사업진행 여부에 대해 시 및 주민들에게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망

토지주택공사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부채만 118조원에 달해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8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또 자금난을 덜기 위해 올해 토지보상비 등으로 책정했던 43조원 중 11조원 규모의 예산을 삭감하기로 하고 부채에 대한 원리금 8조원을 상환하기로 정해져 사업 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행정절차가 남은 데다 지역주민들의 보상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토지주택공사의 사업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용인시가 어떠한 대안을 내놓을 지 주목되고 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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