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자연휴양림 내 패러글라이딩 이륙장

20여 년 동안 용인 정광산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스쿨을 운영하는 A씨의 표정이 어둡다.

A씨는 “20여 년 동안 유지해온 삶의 터전인데 이제 쫓겨날 처지다.”고 말했다.

패러글라이딩 선수로 활동하던 A씨는 1998년 지도강사 자격증을 딴 뒤 2000년 5월에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이곳에 자리 잡았다. 주 수입원은 패러글라이딩 체험 및 교육이다.

처음 사업장을 열 때, A씨는 직접 정광산 정상에 위치한 헬리콥터 착륙장 인근 공터의 나무를 베고 개선해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을 조성했고, 착륙장은 현 용인자연휴양림 내 부지에 만들었다.

20여 년이 흐른 현재 연간 1만여 명의 체험객, 2~3천여 명의 동호인이 찾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패러글라이딩의 성지가 되었다.

하지만 2020년 초, 시에서 체험객 안전 등을 이유로 패러글라이딩 이, 착륙장을 새로 조성했다.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고 수입도 없다.

시는 2020년 6억 원을 들여 착륙장을 조성하고 지난해엔 12억 원을 추가로 들여 이륙장 조성까지 마쳤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가 조성한 이, 착륙장이 A씨가 이, 착륙장으로 활용하던 곳이다.

조성을 마친 시는 지난해 말 제한경쟁 입찰을 거쳐 가장 높은 가격을 낸 (주)용인패러글라이딩을 위탁사업자로 선정했다. A씨도 인근 B업체와 입찰에 참여했지만 소상공인이 단체의 정보력과 자금력을 넘어서기 어려운 현실이라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A씨는 “2012년에도 착륙장 부지가 자연휴양림으로 조성되면서 일방적으로 쫓겨나 현 부지를 임대해 착륙장으로 활용해 왔다.”며 “그때도 이번에도 대체 부지를 마련해 소상공인과 함께 하겠다는 시의 약속은 말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일궈낸 삶의 터전에서 나가라고 등 떠미는 꼴이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개인사업자다 보니 수의계약을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어 경쟁입찰을 시행해 최고가격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입찰했다.”며 "당초 소상공인들이 모두 협회와 함께 단체를 만들어 참여하는 줄 알았는데 중간에 문제가 생긴 듯 하다. 지속적으로 조율해 상생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희찬 기자  hcl_0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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