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랜드 관광단지 추진에 결사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유운2리 일대.

삼성에버랜드 관광단지 조성계획이 가시화 되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수질오염과 지역상권 붕괴 등을 우려하며 결사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현재 도시계획시설 유원지로 지정돼 있는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와 유운리 일대 에버랜드 부지 1323만 4000여㎡에 대한 관광단지 지정안을 지난 5월 용인시에 제출했다.

용인시는 서류검토 후 지난 7월 14일 경기도에 이관했지만 보전산지 문제로 보완지시가 내려와 문제가 된 부분을 제외한 상세계획 수립 지역 649만㎡ 부지에 대해서만 11월 초 다시 보완 제출, 현재 도지사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는 이미 27개 부속기관과의 협의를 모두 마쳤고 산림청이 산림 개발가능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여기서 통과될 경우 경기도지사 권한에 따라 관광단지로 지정되게 된다.

# 유운2리 주민들 “대기업 횡포 못 참는다!”

그런데 관광단지 조성계획 경계지점에 위치한 포곡읍 신원리, 유운리, 전대리 일부 주민들은 에버랜드의 화려한 계획에 각종 문제점을 제기하며 결사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제공원2지역이 들어설 부지와 인접한 유운2리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다.

주민들은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지역 상권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차량증가로 인한 교통 및 소음문제, 환경문제로 주민들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관광단지 지정안 초안에 따르면 대규모 위락 및 숙박시설이 들어설 계획으로 관광단지가 조성될 경우 현재 전대리와 유운리 일대의 상권이 순식간에 붕괴되고 늘어나는 교통수요로 주민들이 고통 받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주민 이모(50)씨는 “관광단지가 조성되는 즉시 ‘진공청소기’처럼 지역 상권을 모두 빨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지금 전대리 일대 상권은 에버랜드 직원들이 이용을 하면서 에버랜드 효과를 누리긴 했지만 그 이후에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운2리 주민들에게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어 생존권이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유운2리는 조성계획상 주제공원2지역인 현재 삼성교통박물관 옆 유실저수지 아래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이씨는 “마을 위쪽에 자리한 동물농장 조성부지와 마을 경계 사이에 담장을 치고 개발한다고 하는데 그 안에서 땅을 밀어버린다면 마을로 내려오는 물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며 ”수질오염과 함께 가뭄으로 마을 주민들이 살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주민설명회 당시 에버랜드 측에서 개발로 인해 파생될 문제점에 대한 언급이나 구체적 대안 없이 사업계획만 설명했다는 데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유운2리에서 줄곧 살았다는 한 마을노인은 “주민설명회 당시 수질오염 대책에 대해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면서 “주민들 의견을 무시하고 위에서 승인을 내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유운2리 마을 주민들은 경기도의 승인이 이뤄진다면 ‘대기업의 횡포’로 규정함과 함께 마을에 현수막을 내걸고 집회를 여는 등 강력히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에버랜드 측은 관광단지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기존의 유원지에 관광단지가 추가된 것일 뿐 새로운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관광단지가 지정되더라도 기존에 인허가를 받았던 유원지 개발계획 그대로 가게 되는 것”이라며 “유원지 인허가 과정에서 이미 공개된 계획을 그대로 가되, 관광단지만 덧씌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관광단지가 지정된다고 해서 추가적으로 환경적 영향을 끼치게 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이 올해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90년대 초부터 환경영향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며 “수질오염 부분은 수질오염총량제에 따라 법적 기준인 BOD 10ppm보다 더욱 강화한 5ppm이하로 방류하게 돼 있고 자체적으로 더 잘 처리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주민설명회 때 환경부분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았던 이유는 이미 7월에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했기 때문”이라며 “그 당시에는 주민들이 우리의 설명을 듣지 않고 이번에 환경부분에 대한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지역상권 붕괴 우려에 대해 에버랜드 관계자는 “관광단지가 된다고 해서 지금과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외부의 투자가 잘 된다면 지역에 득이 되지 나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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