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예정자들이 주장하는 5월 26일 무너진 법면 모습.

이달 31일까지 준공 승인이 나야 입주를 할 수 있는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대주피오레 B단지(1천290가구)’ 입주예정자들은 단지 내 법면(산을 깎아낸 절토 따위의 경사면)이 무너져 내려 집중호우시 수해 및 붕괴우려를 안고 있다. 더욱이 단지 주변에 건설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로 인해 소음과 유해물질이 포함된 분진, 덤프트럭 등으로 피해가 우려된다며 경기도와 용인시에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일 용인시에 따르면 공세지구 대주피오레 B단지는 지난 2006년 10월 착공에 들어가 7월말 완공을 목표로 연면적 17만1천901m², 건축면적 3만2천396m² 규모로 현재 15개 동 1천290세대에 대한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올해 초 대주건설은 ABCP 중도상환을 못해 신용등급 D로 퇴출이 확정, 자금난으로 공사가 잠시 중단되면서 대주피오레 A단지(710가구)는 지난해 12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3월로 지연됐고, B단지(1천290가구)는 4월에 입주 예정이었지만 7월말로 지연됐다.

B단지 입주예정자들은 “7월말까지 사용승인이 나야 입주를 하는데 A단지 공사할 때와 같이 아파트 여기저기서 부실공사가 드러나고 있다”며 “205동과 206동은 법면과의 거리가 대략 10m 밖에 되지 않는데 석회암지대로 된 법면이 붕괴 돼 걱정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또 다른 입주 예정자는 “지난해 5월경에는 네 차례나 붕괴 됐었고, 지난 20일에도 법면이 갈라지고 흙이 흘러 내렸다”며 “이달 말까지 시로부터 B단지 준공승인이 나지 않으면 자동으로 계약혜지가 되기 때문에 대주측은 하루에 약 1천300명씩 직원을 투입시켜 공정도 무시한 채 날림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대주건설 관계자는 “작년에 법면이 한 차례 무너져 내린 적은 있지만 최근에 무너져 내린 적은 없다”며 “사전점검 전에는 현장을 오픈 할 수 없지만 어제와 오늘 경기도에서 감사실사를 나왔는데 보수보강이 끝나서 정리가 된 상태라고 보고하고 현장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 최근 6월 20일 B단지 205동과 206동 사이 흘러내리는 법면 모습.

또 입주예정자들에 의하면 “아파트 분양 당시 대주건설측은 B단지 인근에 있는 건설폐기물을 처리하는 C기공 업체를 입주 전까지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겠다고 구두상으로 약속을 했고, 분양당시 홍보책자인 카다로그에 B단지에서 행정타운까지 4차선 도로가 난다며 사실인 마냥 허위·과장광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입주예정자들은 대주피오레의 허위광고에 대해서 분양승인권자인 용인시에서 주의나 제재를 가했어야 옳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대주건설측은 지금까지 C기공 업체의 이전과 4차선도로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 대주건설측은 “어느 기업 사주가 함부로 다른 업체를 이전시키겠다고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 사실무근이다”고 잘라 말하며 “그 말이 사실이라도 현재 C기공의 이전 비용지원 등에 어려움이 많다. 7월 안으로 공사를 마무리해서 입주를 시켜야 하는데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10%의 입주예정자들이 공사를 지연시켜 계약혜지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주건설은 실제로 채권 등 금융거래 중단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아파트 건축비용 마련을 위해 900여세대 입주예정자들로 부터 중도금을 선 지불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입주예정자들은 C기공 업체의 이전대책과 4차선도로의 개설이 어려워지자 허위광고라며 공정거래 위원회에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등 용인시와 경기도에 피해를 호소하는 한편, 이전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인 한 주부는 “건설폐기물을 처리하는 C업체로 인해 소음과 인체유해물질이 포함된 분진이 나온다고 들었고, B단지 앞으로 매일 같이 수십 대의 C업체 덤프트럭들이 드나드는데 통학 하는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 되어있다”고 우려했다.

▲ 대주피오레 B단지 앞에 위치해 있는 건설폐기물을 처리하는 C업체.

또 다른 입주예정자 K씨는 “당초 홍보책자에는 B단지에서 행정타운까지 4차선도로가 개설된다고 해서 B단지를 분양 받았는데 그런 적이 없다는 대주건설은 분명 허위광고를 한 것”이라며 “대주건설은 하루 빨리 폐기물업체 이전과 허위광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C기공 업체 관계자는 “대주피오레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우리업체 이전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미 지난 1995년부터 용인시로 허가를 받아 정상운영을 하고 있는데 무슨 이전이냐”며 “대주건설과는 이전에 대해서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용인시측도 마찬가지로 “C기공 업체 이전과 4차선도로 개설에 관련해서 대주건설측과 사전에 협의된 적은 없다”면서 “C업체 이전과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문제는 법적으로 위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승인을 거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2일과 3일 이틀간에 걸쳐 도청 기술감사계와 시청 관계자들이 공사현장을 찾아 감사 실사를 벌렸다.
도청 기술감사계 관계자는 “어제 오늘 이틀간 감사 실사를 벌리고 있는데 빠른 시일 내로 입주예정자들과 용인시 관계자들에게 결과를 통보할 것”이라며 “입주예정자들이 문제제기 했던 C기공 이전에 대해서는 대주건설과 입주자들 간의 문제지 주택법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205동과 206동 사이 법면문제에 대한 안전성검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별도의 전문 기관에게 맡겨서 점검을 해야 한다”며 “입주자들의 주장과 같이 분양당시 대주에서 행정타운까지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난다고 허위광고 한 것에 대해서는 지난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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