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건축물이 설치돼 물의를 빚은 바 있는(관련기사 2008년 11월 11일 보도)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 산 67-1번지 일대 ‘MBC 드라미아’가 시의 명령을 무시하고 있지만 용인시는 한술 더 떠 아예 관심조차 없다.

건축물 위반 단속기관인 처인구청은 지난해 11월 27일 용천리 산 67-1번지 일대에 설치된 위반 건축물 14개동에 대해 건축법 제11조 및 제14조 규정위반에 따라 원상회복(철거) 시정명령을 내렸다.

구청에 따르면 당시 위반 건축물은 크게 4개 장소에 설치돼 있었다. 경비실 옆 공터에 위치한 5개동, 입구 좌측 공터 2개동, 신돈세트장 앞 광장의 4개동, 실내세트장 주변에 위치한 3개동 등 총 14개동으로 면적은 모두 합쳐 386.23㎡에 달한다.

처인구청 도시건축과는 당시 MBC에 12월 26일까지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예정대로라면 5개월이 지난 현재 문제의 건축물은 모두 철거돼야 마땅한, 아니 당연히 철거돼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5개월만에 방문한 현장은 당시 그 모습 그대로다. 지저분한 건축물과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만이 반기는 'MBC 공화국'만의 위풍당당한 풍경, 지난해와 다를 바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구청 도시건축과 관계자는 “지난해 말 MBC측에 시정명령을 내리긴 했지만 그 사실조차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예정대로라면 촉구명령을 먼저 내리겠지만 시일이 많이 지난 만큼 계고와 함께 불이행시 이행강제금을 부과 통지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MBC 드라미아'에 대한 시의 무관심이 확인된 순간으로 자칫 시가 거대조직에 굴복했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일반 시민들에 대한 강력한 시정조치와 비교해도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

‘MBC 드라미아’ 사업은 현재 MBC가 예산부족의 이유로 용인시의 손을 잡아주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돈 없는’ MBC가 시의 명령을 다시 한 번 무시하게 되면 고발조치와 함께 약 2천2백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준비해야 한다.

박재영 기자  ultra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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