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2009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허수로 편성하면서 촉발된 예산안심사 중단 사태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인건비”에서 100억원을 삭감하겠다는 수정안을 내놓았으나 졸속한 수정예산안이라며 시의회가 강하게 반발하자 또다시 재수정안을 내놓는 등 예산안 편성행정에 먹칠을 하며 신뢰성을 잃고 있다.

더욱이 재수정 예산안은 예상기부금 100억원의 문제점을 제기한 시의원의 지역구 계속사업비(기흥호수공원 조성사업)에서 100억원을 삭감한 것으로 사실상 보복성 삭감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는 15일 5급이하 공무원 인건비 100억원을 삭감하겠다는 수정예산안을 내놓았으나 상임위원들의 졸속수정안이라는 강한 질타가 이어지자 재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하여 회의시작 30분만에 정회에 들어갔다.

이어 오후에 속개된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시는 계속사업인 산업건설위원회 소관인 기흥호수공원 조성사업비 150억원 중 100억원을 삭감하겠다는 재수정안을 내놓았다.

이어 4선인 이종재 의원은 “의회에 입문한지 12년 동안 이런 과정의 예산안 편성은 처음 보는 일이다, 사전에 의회와 타협과 협의를 했으면 이미 끝났을 일이다”며 “재수정안 내놓았는데 그 지역 사람들이 항의를 한다면 또다시 상의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재수정안의 문제점을 질타했다.

김민기 의원은 “재수정안이 올라온 것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예산편성이 정당한 행정행위였다고 주장했으면서 1시간 만에 다시 바꿔 올라온 것은 즉흥적 행정으로 이것이 용인시 탁상행정의 현주소”라며 강력히 반발하며 질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시가 본의원의 지역구 사업에서 100억원을 삭감한 것은 오비이락”이라며 “이는 보복성 삭감으로 여겨 엄중 경고하며 강력 항의하는 바”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전혀 사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죄송하다”며 연거푸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회 시간에는 최승대 부시장이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으며 16일 아침에는 서정석 시장이 회의 시작 전에 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예산안의 허수 편성이 불거지자 시는 수정안에 이어 재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발빠른(?) 모습을 보였으나 시의회 역시 집행부의 계획성 없는 즉흥적 수정안을 받아들였다는데 시의회가 심의기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시의회가 1조원 넘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선심성 예산 등에 삭감을 하지 못하고 계속사업비를 삭감하는데 인정한 것은 집행부에 끌려가는 모습으로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용인시는 2009년도 세입·세출예산안에 기부금 100억원을 세입예산으로 허수로 편성한 것이 드러나면서 자진 삭감하는 과정에서도 전체 사업의 불요불급한 사업을 검토하기 보다는 허수를 맞추기 위해 수정과 재수정을 거듭하는 태도를 보여 행정의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천홍석 기자  chs57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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