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운영위원회 한국당 의원들 전원 불참으로 민주당 의원들만 회의하는 모습

용인시의회(의장 이건한)가 시작부터 두달 넘게 파행을 겪으며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공무국외여행 규칙일부개정규칙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신 못 차리는 의회”라는 비난에 휩싸일 전망이다.

지난 7일 열린 제1차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안희경(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황재욱(민주당), 남홍숙(민주당), 윤원균(민주당), 김상수(한국당), 김운봉(한국당), 신민석(한국당) 의원 등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싸인 동의를 통해 ‘용인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일부개정규칙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모여 심의를 진행했다.

규칙안이 통과되자 주위에서는 “용인시의회가 시작부터 민주당‧한국당 의원들간 불협치와 소통 부재로 두달 넘게 파행을 겪고 있고, 한국당 의원들은 모든 회의에 불참해 의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의회정상화 보다 해외연수가 그렇게 우선적으로 중요하냐”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개정안은 기존 제2조제2호의 ‘3개 국가 이상의 중앙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국제회의에 용인시의회의원이 용인시 또는 용인시의회를 대표하여 정식으로 “초청된 경우”를 “참가하는 경우”로 개정, 제2조제3호의 규정을 “자매결연 체결이나 교류행사와 관련하여 출장하거나 용인시 및 용인시 소속 행정기관의 요청에 따라 동반 출장하는 경우”로 개정, 제2조제4호 신설로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의결에 의하여 공무로 국외여행을 하는 경우”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이번 발의한 ‘공무국외여행 규칙일부개정규칙안’은 한마디로 의원들과 공무원들이 해외연수 나가는 것에 대해 규정을 좀 더 완화시킨 것이다.

시의회사무국은 지난 4일 열린 시의회 월례회를 통해 의원들에게 ‘2018년 공무국외연수’ 가능 일정을 10월18~11월11일로 228회 임시회 이후로 잡아 계획을 공지했다.

시의회사무국 직원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용인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위원들 중 임기가 끝난 몇 분의 위원들이 있어 다시 위촉해야할 부분이 있어 개정하게 됐다.”라며 “의원들과 공무원들이 해외연수 나가는 것에 대해 규정을 좀 더 완화한 부분도 있지만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 중 개정규칙표준안을 바탕으로 수원시의회, 성남시의회 규칙을 참고해서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 공무국외여행의 범위를 목적에 맞게 합리적으로 규정하여 용인시의회 공무국외여행 제도를 보다 내실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알기 쉬운 법령 정비기준에 따라 어려운 용어를 이해하기 쉽도록 용어를 일제 정비하고자 개정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용인시의회 공무국외여행 규칙 개정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의회정상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보다 내실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최소한 심사위원회의 평가 기준이 필요하고, 전체 일정과 예산이 담긴 계획서·회의록 홈페이지 게시 등의 조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용인YMCA 시민의정모니터단 관계자는 “민주당‧한국당 의원들이 서로 양보하지 않고 싸우며 갈등만 일으키고 있어 지금까지 의회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의원들은 해외여행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쩜 이렇게 여‧야 할 것 없이 쿵짝이 잘 맞게 개정안을 통과 시키는지 참 어이가 없다.”라며 “아직도 의원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자신들을 시민의 대표로 뽑아준 시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또 시의회 사무국 직원말대로 시의회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보다 내실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해외연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한데 그러한 내용은 전혀 없고, 여행 계획과 달리 부당하게 사용한 경비는 환수하는 조항도 꼭 만들어야 한다.”라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얼룽뚱땅 식의 태도로 일관하지 말고, 개정안을 만들거면 좀 더 내실 있게 논의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윤원균 당 대표는 “협치를 통해 의회정상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의원의 본분으로써 조례를 발의하고 상임위에 올라오면 검토해서 목적에 맞게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라며 “검토 후 통과시킬 것 인지 아닌지 판단해 결정하는 것도 의원으로써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이러한 분위기에서 해외연수 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신민석 당 대표는 “이번 회기때 부터는 회의에 참석하려 했지만 지난달 29일 있었던 사태로 또 다시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에 들어갈 수 없었다.”라며 “협치를 통한 시의회 정상화는 조례와는 별개로 봐야 하고, 의원들 각자가 운영위원회에 상정된 조례안을 보고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싸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정신나간 용인시의회인 것 같다. 지금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여‧야 협치를 통한 시의회 정상화인데,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뒷전이고 이 시점에 해외여행 규칙 개정이나 하고 있으니 정신 나간것 같다.”라며 “시급하고 중요한 조례도 아닌 것 같은데 이럴 때는 어쩜 여‧야 의원들이 뒤로 쿵짝이 이렇게 잘 맞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 또 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으면서 동의 한다는 싸인을 하는 것은 뭐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않된다.”고 비난했다.

시민 김모(45)씨는 “어려운 경제로 서민들의 허리가 휘청거리고 있는데도 민주당‧한국당 의원들은 자기들 자리싸움에 급급하여 지금까지 시의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반쪽짜리 의회로 전락한 것 아니냐. 모든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라며 “산적한 현안과 지역민원 해결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시점에 의회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고, 지역행사에 참석 이름 알리기에만 열중 하는 의원들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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