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MBC에서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을 안 뒤에도 이를 묵인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문화방송 소유의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 783-2번지에는 지목이 임야임에도 불구하고 건축물 5개 동이 들어서 있다. MBC가 미술소품 창고로 사용 중인 이 건출물은 건축물대장은 물론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도 되어있지 않아 불법건축물이 명백한 상황이다.

하지만 단속기관인 처인구청에서는 이를 안 뒤에도 시청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단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답보상태인 MBC 드라마세트장(MBC 드라미아) 조성사업이 용인시와 공동으로 진행 중이라는 것이 이유다.

처인구청 도시건축과 관계자는 “MBC에서 불법 건축물을 사용한다고 해도 시에서 하는 사업인데 어떻게 구청이 시를 상대로 단속을 할 수 있겠냐”며 “용인시가 MBC와 사업 파기를 해야 단속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원업무로 구청을 방문한 시민 장모(47.남)씨는 “용인시가 MBC와 공동으로 하는 사업이라고 불법 단속을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같은 행위를 했을 때 엄격한 행정처분을 당해 삶의 의욕마저 잃고 있는 약한 시민들만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박모(51.여)씨는 “그게 사실이라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말이 무색해 질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며 "MBC에게 시민혈세만 갖다 바치고 이제는 시민들을 우롱하기 까지 하는 시가 앞으로 불법 단속을 할 자격은 없다“고 질타했다.

그런데, 구청의 이러한 입장에 정작 MBC 드라미아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의 입장은 달랐다. 아무리 용인시가 MBC와 함께 하는 사업이라고 해도 MBC가 건축법을 위반한 행위이기 때문에 구청과 MBC간의 문제라는 것.

용인시청 건설사업단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이 있다고 해도 MBC 땅에서 벌어진 일인데 시청에서 말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건축물 관련해서는 MBC와 처인구청 간의 일이기 때문에 불법건축물에 대한 사안은 구청에 문의하라”고 못 박았다.

지난 2004년 12월 사업의 시작을 알린 MBC 드라미아는 총 1600억원(용인시와 MBC 각각 420억, 민간자본 760억)을 들여 2010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MBC의 불법건축물을 놓고 처인구청과 용인시청의 책임공방 속에 MBC 드라미아 사업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천홍석, 박재영 기자  yongin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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