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환경정의가 용인시민체육공원과 34만5000볼트 고압송전탑 간 거리를 표시한 사진

용인시가 시민체육공원 내에 추진하려는 어린이문화시설 ‘키즈아트랩’ 예산을 놓고 용인시의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내년도 본예산 계수조정 심의에 들어갔다. 용인시는 내년에 어린이문화시설 ‘키즈아트랩’ 설치를 위해 23억원(공사비 18억400만원, 운영비 5억6965억원)가량의 예산을 세우고,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 올렸다.

그러나 해당 상임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결국 표결에 부쳤다. 더불어민주당 4명, 자유한국당 4명, 국민의당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치행정위의 표결 결과 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5명이 찬성해 진통 끝에 통과됐다.

예산이 통과되자 일부 시의원들은 “시민체육공원 인근에 345㎸고압송전탑이 2개나 있어 어린이들이 전자파에 노출될 수 있다”며 “어린이들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설치가 부적절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치행정위원회 유진선 의원은 “345㎸고압송전탑이 2개나 있는 곳에 굳이 어린이시설을 왜 거기다가 추진하려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어린이시설을 만들려면 위치를 다른 곳으로 하던지, 거기는 애초에 건물 지을 때 지하주차장으로 쓸 공간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의회 상임위원회가 ‘키즈아트랩’ 예산을 통과시킨데 대해 용인지역 환경단체인 ‘용인환경정의’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용인환경정의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용인시의회는 34만5000볼트 고압송전탑 밑 어린이문화시설 추진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용인시민체육공원 내 지상1층과 지하1층에 조성하려는 어린이문화시설은 34만5000볼트 고압송전탑의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곳”이라며 “송전선로는 작동 과정에서 전자파를 내뿜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용인시민체육공원은 고압송전탑 5기로 둘러싸여 있을 뿐 아니라 그중 2기와의 거리는 겨우 수십에서 수백 미터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각종 사회적 참사로부터 어린이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이 엄중한 시기에, 민주당 4명, 자유한국당 4명, 국민의당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는 자치행정위의 표결 결과 5명의 의원이 찬성해 통과됐다는 것은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용인시가 미래세대인 어린이의 안전 문제를 방치하겠다는 무책임하고 시대적 과제와 흐름을 역행하는 행위”라며 “어린이들에게 있어서의 송전탑 문제는 생존이 걸린 심각하고 시급한 사안인데 어린이문화시설 아트랩 예산을 본회의에서도 통과시킨다면 용인지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아울러 용인시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예산 통과를 찬성하는 시의원들은 용인시민의 분노와 강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용인시는 인근에 고압송전탑이 있어 우려되는 점도 있지만 전자파 안전기준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체육공원 전자파를 조사한 결과 4mG로 측정됐다”며, “국내 전자파 법적 허용기준인 833mG를 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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